중국의 한 아나운서가 자신이 진행하는 TV 프로그램 생방송 도중 호화 청사 건설과 공무원의 부패를 비판하다 교체돼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을 중심으로 “중국 개혁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8일 오후 8시 후베이(湖北)TV의 아나운서 추이젠빈(崔建賓) 씨는 온라인 뉴스쇼인 ‘룽상싱(壟上行)’을 진행하던 중 갑자기 내려오라는 사인을 받았다. 추이 씨는 진행 중단 신호를 받기 직전 호화 청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었다. 중국에서도 가난하기로 손꼽히는 현(縣)인 팡(房) 현이 4억 위안을 들여 호화 청사를 짓는 것을 비판했던 것. 그는 “부패하고 낭비가 심한 관리들을 여기서 가능한 한 멀리 몰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화면 밖 제작진에게 제지당한 추이 씨는 “하던 말을 마치면 안 되겠느냐”고 반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내 화면에서 사라졌다. TV 화면에는 진행자가 없는 장면이 잠시 나가다 광고가 나왔다. 광고가 끝난 뒤 여성 진행자가 나와 머리를 매만지면서 황급히 진행을 넘겨받았다.
누리꾼들이 “그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보겠다”며 그를 지지하고 나서자 추이 씨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나의 일자리는 아직 영향 없다(안 잘렸다). 감사하다”고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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