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군이 15일 동부지역에서 친(親)러시아 무장시위대에 대한 진압작전을 시작한 가운데 러시아군의 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은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동부 도네츠크 주 북쪽 도시 크라마토르스크 인근의 군용비행장을 탈환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비행장을 지키던 무장시위대원들과 교전이 일어나 4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비행장 통제권을 되찾은 뒤 탱크 60여 대와 장갑차를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크라마토르스크와 가까운 또 다른 도시 슬라뱐스크에도 우크라이나 군이 진입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AFP통신 등 외신은 이날 “슬라뱐스크 등에서 러시아 국기를 단 장갑차 6대를 봤다”는 시민들의 말을 인용했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정부군이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한 위장전술이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까지 친러 무장시위대는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관공서 11곳을 점거하고 우크라이나 임시정부에 맞서고 있다. 또 러시아 최정예 부대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침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비탈리 야레마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 제45공수연대를 비롯한 군 병력 수백 명을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침투시키고 있다”며 “이들은 주로 도네츠크 주의 도시들에 집중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갑차로 무장한 45공수연대는 특수정찰 및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정찰 연대로 1990년대 체첸 전쟁과 2008년 남오세티야 전쟁, 최근 크림반도 합병과정 등에서 활약한 최정예부대다. 야레마 1부총리의 발언 직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실은 “러시아 군인은 우크라이나에 한 명도 없으며 그 같은 주장은 황당무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군의 진압작전이 시작되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갈등의 급격한 확산이 사실상 우크라이나를 내전 직전 상황으로 몰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의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작전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옹호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정부가 동부지역에 군을 파견한 것은 ‘러시아가 쳐 놓은 그물에 스스로 걸어 들어가는 꼴’이라는 내부 비판도 나왔다. 페트르 메헤트 우크라이나 국방 차관은 15일 미국 시사주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은 정부군이 친러 무장시위대를 진압한다고 해도 이 과정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한다면 러시아군이 곧바로 개입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동부 전체를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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