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관광협회(WTTC) 글로벌 서밋 행사가 24일부터 이틀 동안 중국 하이난 성 싼야에서 열렸다. WTTC 제공
“2020년 중국의 중산층 인구가 7억 명에 이른다. 유럽 전체 인구와 맞먹는 규모다. 이들은 한 해에 평균 2.5차례씩 여행한다. 중국 관광산업은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했을 뿐이다.”(중국 레저기업 ‘미션힐스’의 켄 추 회장)
24일부터 이틀간 중국 하이난(海南) 성 싼야(三亞)에서 세계여행관광협회(WTTC) 주최로 열린 제14회 글로벌 서밋. 이 행사의 관심은 단연 중국이었다.
‘관광·여행업계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 행사에는 탈레브 리파이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 사무총장, 안 소렌슨 메리엇 인터내셔널 회장, 고든 윌슨 트래블포트 회장, 크리스토퍼 나세타 힐턴월드와이드 회장 등 관광 분야 주요 인사가 참석했다.
중국 난팡항공에 따르면 해외 관광을 하는 중국인은 2003년 2022만 명에서 2013년 9819만 명으로 5배 가까이로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여행을 하는 중국인도 8억7000만 명에서 32억6000만 명으로 급증했다. 쓰셴민 난팡항공 회장은 “중국은 세계 최대의 관광산업국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중국 정부는 관광산업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왕양 중국 부총리는 기조연설에서 “관광은 중국 경제성장의 새로운 영역”이라며 “비자 완화와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규모뿐 아니라 질(質)에서도 최고가 되겠다”고 말했다.
일본도 원전 사고 이후 관광산업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쓰야마 료이치 일본정부관광국(JNTO) 이사장은 오니시 마사루 일본항공(JAL) 회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본으로 찾아오는 해외 방문객을 연간 1000만 명 이상으로 늘리고,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엔 2000만 명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은 특히 동남아 국가에 대한 비자 면제와 관광객 소비세 면제 등을 통해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덕분에 올 1∼4월 동남아인 관광객을 전년 대비 27% 늘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7% 감소했던 중국인 관광객도 올해 들어 87%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정부와 민간이 손발을 맞춰 홍보전에 나선 두 나라와 달리 한국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한국에서 유일한 WTTC 정회원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번 행사에 불참했고, 멕시코, 아일랜드, 콜롬비아, 짐바브웨 등이 여행 담당 정부 관계자를 파견했지만 한국은 없었다.
실제로 WTTC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은 관광산업의 국내총생산(GDP) 기여나 일자리 창출이 각각 세계 17위, 26위로 중국과 일본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송용덕 롯데호텔 대표는 “한국은 엔화 약세 현상과 반한 감정 등으로 일본인 관광객 비중이 크게 줄었고 최근 급성장하는 ‘동남아 관광객 유치전’에서도 일본과 중국에 뒤져 있다”고 진단했다.
데이비드 스코실 WTTC 회장은 “한국 정부는 관광객에 대한 과세를 줄이는 등 관광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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