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중서부 바시코르토스탄(바시키리야) 공화국에서 두 자녀를 둔 30대 여성이 아파트가 거센 화염에 휩싸이며 빠져나갈 방도가 없자 4층 창밖으로 아이들을 뛰어내리게 했다. 아이들은 건물 아래에서 침대 시트를 펼치고 대기하고 있던 이웃 주민들 덕에 목숨을 건졌지만 누리꾼들은 어머니의 심정을 헤아리며 마음 아파하고 있다.
7일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밀라 악사코바 씨(36)는 아파트에 화재가 발생하며 출구가 막히자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악사코바 씨는 건물 아래에서 주민들이 펼쳐 들고 있는 시트 위로 반야(4)와 나탈리아(13)가 떨어질 수 있게 아이들을 창밖으로 탈출시켰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을 보면 4층 높이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아이들을 지켜보던 사람들이 비명을 내지른다.
아이들은 무사히 구조됐다. 악사코바 씨는 침대 시트가 자신의 체중을 이겨내지 못할 경우를 우려해 창밖으로 뛰어내리지 않았으나 이후 화재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구출된 뒤 연기 흡입으로 인한 치료를 받았다.
당시 화재로 아파트 주민 140여 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불길은 아파트 1층의 장애가 있는 한 여성의 집에서 시작됐다. 화재의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해당 기사를 접한 누리꾼들은 대체로 어머니의 심정에 공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아파트 창밖으로 내 손으로 자녀들을 내던져야만 하는 심정이 어떨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라고 했고, 또 다른 이는 “아무도 다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어머니는 위험하긴 하지만 현명한 판단을 했다. 자신의 목숨은 제쳐두고 자녀들부터 살리다니”라며 다급한 상황 속에서 내린 어머니의 결정을 옹호했다.
당시 상황이 어땠을지 생각해 보며 눈물이 난다는 반응도 있었다. “기사를 읽고 울었다. 모두 살았다니 마음이 놓인다. 엄마가 애들에게 뛰어내려야만 한다고 말했을 때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엄마는 자녀를 구하기 위해 뭐든지 할 각오가 돼 있다. 아이들이 탈출한 뒤 집 안에 혼자 남아 곧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 엄마의 마음이 어땠을지 생각만으로도 두렵다.” 김수경 동아닷컴 기자 cvg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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