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3조원 기부천사’ 헤지펀드 3총사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12일 03시 00분


국세청 자료 통해 신원 드러나

냉혹한 헤지펀드계의 큰손들이 13조 원이 넘는 어마어마한 거액을 익명으로 기부한 ‘얼굴 없는 천사들’로 드러났다.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10일 ‘130억 달러의 미스터리한 천사들’ 기사에서 데이비드 겔바움(65), 앤드루 셱터(54), 프레더릭 테일러(54)가 1990년대부터 인권 신장과 환경 보호, 질병 퇴치 등에 모두 130억 달러(약 13조3400억 원·미집행분 포함)를 익명으로 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내놓은 돈은 미국 자선단체 중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 포드재단, 게티재단의 기부액에 이어 네 번째로 큰 규모다. 카네기재단과 록펠러재단의 현재 보유자금 총액을 합친 것보다도 많다.

이들은 1980년대 함께 ‘TGS’라는 헤지펀드를 만들어 현재 증권사에서 흔히 사용되는 컴퓨터 계량분석(퀀트) 투자 분야를 개척하면서 거액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엄청난 액수를 기부했지만 기부단체들의 운영권을 다수의 비공개 회사와 재단에 걸쳐놓는 방법으로 철저하게 정체를 숨겨왔다. 하지만 이들의 선행은 비즈니스위크가 입수한 미국 국세청 자료를 통해 세상에 드러났다. 겔바움 씨는 2004년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많은 돈을 갖고 있고 또 많은 돈을 기부했다고 해서 굳이 남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미국#기부천사#헤지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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