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 소-돼지고기 관세협상 돌파구… 이르면 19일 12개국 원칙합의 전망
한국은 9월 돼야 협상 참여 가능성… 농축수산물 요구 반영 어려워질듯
미국과 일본 사이의 이견이 해소되면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다시 속도가 붙고 있다. 미국 주도의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인 TPP 협상 원칙에 대해 이달 중 회원국들 간에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이 협상 타결 전에 TPP에 참여할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일본 등 12개 TPP 회원국은 12일부터 15일까지 베트남 호찌민 시에서 수석대표 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서는 농산물, 자동차 등 회원국 간 이견이 있는 품목의 관세율 조율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어 19일에는 싱가포르에서 TPP 각료회의가 열린다.
산업부는 이번 회의가 지지부진하던 TPP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달 일본에서 미일 정상회담을 가진 양국이 TPP를 둘러싼 이견을 해소하고 상당한 수준의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일본은 현재 38.5%인 쇠고기 관세율을 한 자릿수로 낮추고 돼지고기는 수입 가격이 낮을수록 관세율이 높아지는 ‘차액 관세제도’를 유지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일본은 쇠고기, 돼지고기 등 일부 농축산물에 대해 관세 철폐를 유예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미국은 전면 관세 철폐 방침을 고수하며 강경한 태도를 취해왔다. 미일 양국은 이번 수석대표 회의에서 다른 회원국에 절충안을 설명하고 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수석대표 회의 결과에 따라 이르면 19일 열리는 TPP 각료회의에서 회원국들이 TPP 협상 원칙에 대한 합의를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원칙 합의는 관세 철폐를 유예하는 민감 품목의 범위와 협상 방식에 대한 합의를 말한다. 이 합의가 이뤄지면 TPP 타결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상품 분야 관세 철폐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TPP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한국이 협상 타결 전 TPP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TPP에 관심을 표명한 한국은 현재 기존 12개 참여국과 예비 양자협상을 벌이는 동시에 TPP가 국내 산업에 미칠 파급효과를 분석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달 말까지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산업연구원이 TPP 영향 분석 결과를 내놓으면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TPP 참여 여부를 공식 발표할 방침이다.
문제는 한국이 TPP 협상에 참여하겠다고 공식 선언해도 기존 회원국의 동의를 받아야 하므로 실제 협상 참여는 빨라야 9, 10월경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 전에 기존 회원국들이 TPP 협상을 최종 타결하면 한국은 농축수산물에 대한 국내 산업계의 요구를 협상에 반영하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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