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콜롬비아에서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던 소형 버스에 불이 나 어린이 31명과 어른 1명 등 최소 32명이 숨지는 참극이 일어나면서 나라 전체가 충격과 비탄에 잠겼다.
특히 버스에 불이 붙자 운전사는 물을 가지러 간다고 도망간 뒤 되돌아오지 않았다. 이에 성난 지역 주민들이 운전사의 집으로 몰려가 창문에 돌을 던지는 등 거세게 항의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사고는 이날 정오경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북쪽으로 750km 떨어진 마그달레나 주 푼다시온 시 외곽에서 일어났다. 주 구호당국 담당자 에두아르도 벨레스는 “운전사가 버스 바닥을 통해 연료를 넣는 과정에서 불이 붙었다”며 “버스 안에 휘발유통이 있어 불이 빠르게 번졌다”고 설명했다. 루스 스텔라 두란 푼다시온 시장은 “교회에서 예배를 마치고 집에 가던 1∼8세 아이들이 버스에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버스에 타고 있던 11세 여자 어린이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버스에 불이 붙자 운전사는 물을 가지러 간다며 뛰어 갔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창문을 깨고 여동생을 먼저 내보냈지만 남동생 두 명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현지 언론은 버스에 비상문도 없었고 주민들이 달려와 모래로 불을 끄려고 했지만 버스가 순식간에 타버렸다고 전했다. 화재로 숨진 시신은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훼손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과 진료기록 등으로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살아남은 어린이 24명 등 25명도 2∼3도 중화상을 입어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검찰 관계자는 “운전사를 체포했다. 운전면허도 없었고 해당 버스도 반드시 받아야 하는 검사를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이날 수도 보고타에서 25일 대선을 앞둔 마지막 유세를 마친 뒤 바로 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희생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그는 트위터에 “나라 전체가 어린이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는 글을 올리고 장례 및 부상자 치료비를 정부가 모두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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