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제한적 개입주의’ 정책 발표
시리아 반군-阿 4개국에… 대테러작전 훈련-장비 지원
아프간서도 2016년 완전 철군… 50억달러규모 테러기금 창설 예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집권 2기 후반기에 펼칠 새로운 외교정책 구상인 ‘오바마 독트린’을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8일 오전 뉴욕 주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축사를 통해 과도한 군사 개입을 자제하되 국제적 합의하에 분쟁 해결을 모색하는 ‘제한적 개입주의’ 노선을 시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고립주의나 일방주의에 반대한다”면서 국제 분쟁 해결에 국제주의와 개입주의의 혼합 접근법을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유엔 기조연설에서 밝힌 미 외교정책의 3원칙 중 개입주의와 다자 협력에 의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강조한 것이다.
‘제한적 개입주의’ 구상은 과거처럼 미국 단독으로 세계 모든 분쟁에 직접 개입할 수 없는 현실은 인정하되 미국의 국가 이익 수호와 국제평화 유지를 위해서는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 직후와 같은 ‘고립주의’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는 국내외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그동안 시리아 우크라이나 사태 등 주요 국제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처해 ‘고립주의 회귀’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AP통신은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약화시켰다는 비난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새로운 외교정책 구상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과 시리아 사태, 이란 핵 협상 등을 언급하면서 자신이 추구해 온 외교정책을 옹호하기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 관계자들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식의 과도한 군사 개입을 자제하고 주요 국제분쟁 당사국의 대응 능력을 키우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개입을 늘려가겠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2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은 우선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사태의 조기 안정을 위해 온건파 반군에 대한 훈련 및 장비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제한된 숫자의 미군을 요르단에 파견해 자유시리아군(FSA) 소속 반군들에 대테러 작전을 비롯한 전술 등을 교육할 계획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또 아프리카가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 국방부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리비아 니제르 모리타니 말리 등 북부와 서부 아프리카 4개국에서 비밀리에 대테러 부대를 양성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미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와 델타포스가 기초 사격술에서부터 고도의 대테러 전술과 기술을 전수해 아프리카 각 나라가 자력으로 향후 수년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 보코하람 같은 무장단체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대테러 부대를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대외 정책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50억 달러(약 5조1000억 원)의 ‘테러 파트너십 기금’ 창설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28일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외교정책 구상 발표 하루 전인 27일 2016년까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완전 철군하되 주둔 미군 수를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 올해 말에는 9800명, 내년 말에는 5000명을 주둔시키겠다고 밝혔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이 같은 계획은 시리아 등에 직접 무력개입을 원하는 강경파들을 만족시키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다수 미국인들이 미국의 국제분쟁 개입을 원치 않는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새 구상을 얼마나 현실화해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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