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군인 115일 기다려야 초진… 대기자 명단 조작”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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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보훈병원 스캔들 중간보고서… 신세키 장관 사임 압력 거세져

미국 보훈병원이 예약 환자가 밀려 있는 데도 대기시간이 짧은 것처럼 조작한 ‘비밀 대기자 명단’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훈부 자체 조사 결과 드러났다.

보훈부 감사관은 28일 발표한 애리조나 주 피닉스 보훈병원 비리 실태 중간 보고서에서 “병원 측에서 예약 환자들이 보훈부의 목표 대기시간보다 더 많이 기다려야 하는 ‘비공식 대기자 명단’을 비밀리에 관리해오고 있었다”고 밝혔다. 또 “비공식 대기자 명단 조작은 피닉스 병원뿐만 아니라 미 전역의 보훈병원에서 작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기시간을 조작한 비밀 대기자 명단은 최근 보훈병원 운영 비리 의혹의 핵심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바 있다.

보고서는 “퇴역군인이 보훈병원에서 초진을 받으려면 평균 115일을 기다려야 한다”며 “이는 보훈부가 목표로 제시한 30일 이내 진료보다 4배 가까이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피닉스 보훈병원에 예약을 한 퇴역군인 226명을 조사한 결과 84%가 진료를 받기 위해 2주 이상 대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당초 병원 측이 2주 이상 대기자가 50% 미만이라고 주장한 것보다 훨씬 많다.

보훈병원 비리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서 에릭 신세키 보훈장관에 대한 사임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보고서가 공개되자 존 매케인 상원의원 등 공화당 중진 의원들은 신세키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그동안 침묵을 지키던 민주당에서도 이날 6명의 상하원 의원이 사퇴 요구에 가세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미국#보훈병원 비리#에릭 신세키 보훈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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