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6∼28일 치러진 대선에서 압둘팟타흐 시시 전 국방장관(60·사진)이 97.91% 득표율로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4일 공식 발표했다. 그의 임기는 2018년까지 4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취임식은 8일 카이로 헌법재판소에서 열릴 예정이다. 시시의 유일한 경쟁자였던 좌파 정치인 함딘 사바히는 3% 득표율에 그쳤다.
시시 당선인이 항의 집회와 강경 진압으로 얼룩진 이집트 정국을 안정시키고 경제회복과 중동평화 외교를 복원해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대선 투표율은 47.45%로, 최초의 민선 대통령이던 무함마드 무르시가 2012년 6월 출마했던 대선 결선 투표율 52%보다 4.55%포인트 낮았다.
시시 당선인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제는 이집트 재건을 위해 일해야 할 시간”이라며 “노동이 이집트에 더 나은 미래와 안정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이날 저녁 시시 지지자 수천 명이 모여 이집트 국기를 흔들고 축포를 쏘며 당선을 축하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가장 먼저 축전을 보내고 이집트 경제를 돕기 위한 아랍 산유국 회의를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시시의 당선으로 이집트 군부는 1950년대 공화국 체제 출범 이후 대통령 5명을 배출했다. 시시는 아랍의 봄 이후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었던 이집트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일부 시민은 “우리는 독재의 위험이 따르더라도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지도자를 원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집트 군부는 ‘아랍의 봄’으로 촉발된 2011년 민주화시위 이전까지 60년간 핵심 권력을 거머쥐고 독재 체제를 유지해왔다. 최초의 민선 대통령이던 무르시도 시시가 이끌던 군부에 의해 축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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