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실시하더라도 일본인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협의는 중단하지 않고 계속할 방침이라고 일본 정부가 밝혔다. 이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한미일 삼각 공조에 균열이 생기더라도 납치 문제 해결 노력은 지속하겠다는 뜻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지난달 29일 북-일 합의 발표 직전까지도 동맹국인 미국에 자세한 내용을 통보하지 않는 등 독자 행보를 보여 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8일 방영된 후지TV 대담 프로그램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쏴도 납치 문제를 계속 협의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납치(문제)와 핵(문제)은 분리해 행동한다”고 밝혔다. 스가 장관은 이어 “이번에 합의한 제재 해제도 그렇지만 (일본은 북한과의 교섭 대상으로) 인도적 문제, 일본 혼자서 판단 가능한 것에 한정한다”며 “납북자 가족들도 ‘(북한과의) 교섭 창구는 계속 만들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 대변인이 방송에 나와 공개적으로 방침을 밝힌 만큼 조만간 시작될 예정인 일본인 납치자 재조사는 북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대북 전문가인 오코노기 마사오(小此木政夫) 규슈(九州)대 특임교수 겸 동서대 석좌교수는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일본은 교섭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북핵 해결을 위한 한미일 공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의 관계 등이 모두 틀어진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북-일 간 납치 문제 재조사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 스가 장관은 이날 방송에서 “특정 실종자 명단도 포함해 (납북 피해자 명단을) 외교 경로를 통해 북한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정 실종자는 일본인 실종자 중 북한에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현재 470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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