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사진)가 정기 국회 회기가 끝나는 22일까지 내각 회의(각의)에서 헌법 해석을 바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인정하는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8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로 외교안보 총책임자인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보국장을 불러 “정기 국회 때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위한 헌법 해석 개정을 각의 결정하도록 서두르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0일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의 협의 때 각의 결정에 올릴 원안을 제시하고 신속하게 합의해 줄 것을 촉구할 방침이다.
자민당도 아베 총리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당정 협의에서 여당 측 좌장인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자민당 부총재는 8일 NHK 방송에 출연해 “정기 국회 중에 헌법 해석 개정을 할지는 공명당의 양해 여부에 달려 있다”며 조기 합의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산케이신문은 각의 결정이 20일에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갑자기 서두르는 것은 연말로 예정된 미일 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에 집단적 자위권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18년 만에 개정되는 미일 가이드라인에 국민적 반발을 사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 내용을 포함시키려면 정기 국회 때 헌법 해석을 수정하고 가을 임시 국회 때 자위대법 등 관련법을 개정해야 시간에 맞출 수 있다.
아베 내각 지지율이 높고 다함께당, 일본유신회 등 야당이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긍정적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신중한 연립여당인 공명당에 대해서는 ‘중의원을 해산하거나 연립여당 파트너를 바꿀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다. 자민당 내부에선 “공명당이 계속 거부하면 연립을 해체하고 총선을 통해 국민에게 신임을 물으면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는 공명당에 ‘당근’책도 제시하고 있다. 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자위대의 국외 파견과 관련해 ‘원칙적으로 타국의 영토 영공 영해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규정을 정부가 만들기로 했다. 그렇지만 강제성이 없는 규정이라서 실효성은 의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자민당과 공명당은 6일 낙도 등에 무장집단이 상륙해 불법행위를 한 때 등에는 법 개정 없이 현행법으로도 자위대가 곧바로 출동하는 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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