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장 테러범 13명 집단사형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8일 03시 00분


시진핑 ‘테러 무관용’ 원칙 적용… 교통망 확충-일자리 ‘당근’ 병행

중국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에서 발생한 각종 테러에 가담한 13명에게 무더기로 사형을 집행했다. 테러에는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강경 대응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이와 동시에 신장 지역에 교통망을 확충하는 등 당근 정책도 병행하고 있지만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관영 신화(新華)통신은 신장자치구의 아커쑤(阿克蘇)와 투루판(吐魯番), 허톈(和田) 시 중급인민법원이 전날 테러범 13명에 대한 사형집행을 심사·비준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7건의 테러 사건에 연루돼 있다고 법원은 밝혔다.

법원은 아이거마이티니아쯔 쓰디커(艾合買提尼亞孜 斯迪克) 등 3명이 지난해 6월 26일 조직원들을 이끌고 산산(선善) 현의 파출소와 여행사 특공대 지방정부 등을 공격해 경찰 등 24명을 살해하고 23명을 다치게 했다고 밝혔다. 법원 측은 “이번 사형 집행은 당과 정부의 결연한 반테러 의지를 보여 준다”며 “앞으로도 사법 기능을 충분히 발휘해 테러범들을 엄정히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신장자치구 수도 우루무치(烏魯木齊)의 중급인민법원은 지난해 10월 28일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앞에서 발생한 차량 폭발 자살 테러를 계획·사주한 혐의로 위산장 우쉬얼(玉山江 吾許爾) 등 3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또 공범 1명에게는 무기징역, 나머지 4명에게는 5∼20년의 징역형을 내렸다. 법원은 이들에게 테러조직 구성 및 공공안전 위해죄를 적용했다. ‘10·28 테러’는 부부와 모친 등 3명이 톈안먼 앞에서 차량을 몰고 인도로 돌진한 뒤 휘발유통에 불을 붙여 폭발한 사건이다. 시민 3명이 숨지고 39명이 부상했다.

신장 법원은 앞서 5일에도 총 23건의 테러 행위에 가담한 81명의 피고인 가운데 9명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등 엄격한 법 집행에 나서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은 지난달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아시아 교류 및 신뢰구축회의(CICA)’에서 “테러리즘과 분열주의, 극단주의 등 3대 세력에는 무관용 정책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당국은 이달부터 신장 최초의 고속철 시험운전을 시작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총연장 1776km인 란신(蘭新)철도는 기존에 21시간 걸리던 우루무치에서 간쑤(甘肅) 성 란저우(蘭州)까지의 거리를 8시간으로 줄인다. 올 연말 정식 개통할 예정이다.

최근 중국 중앙정부는 신장 내 국유기업은 직원의 70%를 해당 지역에서 선발하고 전체의 25%는 소수민족으로 채우도록 지시하는 등 경제적 유인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라파엘로 판투치 영국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선임연구원은 “신장에 도로망 등을 깔면 외부 투자가 들어와 경제적 불평등이 완화되겠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경제적 이유만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와 땅이 중국 정부에 의해 박탈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저항하고 있다”며 효과를 의문시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신장 테러범 사형#시진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