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경화 행보 역풍 맞는 아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고노담화 검증 후폭풍]
美전문가 “담화 검증, 유치한 반항”… NYT “日 과거사 고쳐쓰기 안돼”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 검증을 시도하고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해온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지지율이 2012년 12월 출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아사히신문이 21, 22일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베 내각의 지지율은 43%로 지난달(49%)보다 6%포인트 떨어졌다. 아베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3%였다.

아베 내각은 2012년 12월 출범 이후 지지율이 60% 내외로 고공행진을 하다가 지난해 12월 ‘알권리 침해’ 논란을 일으킨 특정비밀보호법 국회 통과 직후 46%로 떨어졌다. 46%가 최저였지만 이번에 그 기록도 깨진 것이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에 반대한다’는 응답은 56%로 찬성 응답(28%)의 2배였다. 헌법 해석 변경을 통해 집단적 자위권을 용인하려는 데 대해 67%가 ‘적절치 않다’고 응답해 ‘적절하다’는 응답(17%)을 압도했다. 집단적 자위권 논의가 충분한지에는 76%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교도통신이 같은 기간에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도 아베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2.6%포인트 하락한 52.1%로 나타났다. 집단적 자위권 행사 용인에는 반대 의견이 55.4%로 찬성(34.5%)보다 높았다.

아사히신문과 교도통신 모두 고노 담화 검증 결과에 대해선 조사하지 않아 이 사안에 대한 여론 동향은 알 수 없다. 다만 고노 담화 검증에는 찬반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인들은 “일본인은 대체로 ‘한일 간 의견 교환이 많았구나’ 정도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에선 고노 담화 검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 싱크탱크인 아시아폴리시포인트의 민디 코틀러 소장은 22일 “일본 정부가 발표한 고노 담화 검증 결과는 (고노 담화 계승을 강조하는) 미국에 반항하려는 유치한 행동”이라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일본의 역사 눈 가리기(Japan's Historical Blinders)’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검증이 한일 갈등을 오히려 재점화시켰다”고 평가했다. NYT는 “경제 규모 세계 3위의 민주국가인 일본은 과거를 고치려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한 뒤 “이번 검증 보고서는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를 진지하게 여긴 적이 없었다는 걸 한국인에게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NYT는 아베 총리가 고노 담화 검증을 지시해 전쟁 피해자를 부당하게 대하는 한편 편협한 민족주의적 정치집단에 영합해 일본에 해를 끼쳤다고 덧붙였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의 소위 ‘조사’란 것은 일본이 역사를 직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폭로하고 있다”며 “심지어 침략 죄행의 진실을 미화하고 부인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고노담화#위안부#우경화#아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