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首長 융커 지명되자… “英, EU탈퇴 눈앞에”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0일 03시 00분


‘융커 반대’ 캐머런 EU서 고립… 英언론-정당 “총리 완패” 비판

‘유럽합중국’을 꿈꾸는 통합론자인 장클로드 융커 전 룩셈부르크 총리(59)가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에 지명되면서 영국의 EU 탈퇴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융커를 반대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사진)가 EU에서 고립되고 영국이 탈퇴할 상황에 놓였다”고 29일 보도했다. EU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현 집행위원장 후임으로 융커 전 총리를 지명했다. 이날 표결에서 26개국이 융커 전 총리의 집행위원장 지명에 찬성 표를 던졌고 영국과 헝가리 등 2개국만 반대했다. 융커는 다음 달 16일 유럽의회에서 공식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중심의 강력한 EU를 꿈꾸는 융커의 선임으로 영국은 역내 영향력이 약화될 처지에 놓였다. 영국은 그동안 유로존에 가입하지 않은 채 경제적으로는 자국 화폐인 파운드를 기반으로, 정치·외교적으로는 EU와 협력하는 전략을 통해 실리를 챙겨왔다.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반(反)EU, 반이민’을 내건 영국 독립당(UKIP)이 1위에 오르자 캐머런 영국 총리는 ‘EU 탈퇴’를 내걸고 융커 반대를 위한 벼랑 끝 전술을 펼쳤으나 지명을 막지는 못했다.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 영국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융커 선임으로 영국의 EU 탈퇴가 눈앞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인디펜던트는 “캐머런이 패배했으며 완전한 실패”라며 “EU 통합 회의론자에게 큰 도움을 줬다”고 비판했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대표도 BBC와의 인터뷰에서 “총리의 어리석은 ‘EU 탈퇴’ 제안으로 영국은 곧 300만 개의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놓였다”고 지적했다.

EU는 집행위원장에 이어 앞으로 5년간 EU를 이끌어갈 정상회의 상임의장, 유럽의회 의장, 외교안보 고위대표 등 나머지 최고위직들도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상임의장 후임에는 여성인 헬레 토르닝슈미트 덴마크 총리가 거론되고 있다.

EU 회원국 정상들은 다음 달 16, 17일로 예정된 정상회의에서 새 EU 지도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EU 집행위원장#장클로드 융커#영국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