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29일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 주의 한 마을에서 부모가 반대한 결혼을 강행한 17세 딸을 가족들이 흉기로 목을 베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17세 여성인 무아피아 후세인은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열네 살 연상인 31세 남성과 18일 결혼했다. 이 여성의 부모는 “하찮은 부족 출신 남성과의 결혼을 허락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후세인은 결혼한 뒤 남편과 함께 집을 나가 버렸다.
그러자 그녀의 어머니는 “모든 것을 용서하고 결혼을 축복해주겠다”며 남편과 함께 집에 찾아오라고 부탁했다. 이 말을 믿은 두 사람이 26일 부모의 집에 오자마자 가족들은 즉시 두 사람을 밧줄로 묶었다.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가 직접 흉기로 두 사람을 베어 숨지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체포된 부모는 “딸의 결혼이 가족의 명예를 실추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에서는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을 한 여성을 가족들이 살해하는 이른바 ‘명예 살인’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5월에는 임신 3개월째였던 25세 여성을 가족들이 돌을 던져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파키스탄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파키스탄에서는 명예살인이 869건 발생했다. 하지만 아예 보고조차 되지 않는 사건이 많아 실제 발생 건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파키스탄 정부는 지금까지 명예살인을 뿌리 뽑기 위한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 5월 파키스탄 경찰들은 여성을 돌로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하고도 이를 가로막지 않아 국제 인권단체들로부터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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