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어스턴스가 무너지면 그 다음으로 규모가 큰 투자은행인 리만브러더스가 자금 부족에 시달리거나, 그 이상의 상황이 전개될 수 있었다. 그러면 단기금융 자산투자신탁, 즉 수백만에 이르는 개인 및 기업 투자가가 돈을 맡긴 저축수단이자, 베어스턴스와 같은 회사의 단기부채에 투자해 온 저축수단이 무너질 수 있었다. 혈세 수십억 달러의 향방은 위기에 맞서는 몇몇 전사들의 직감이 좌우했다.―연금술사들(닐 어윈·비즈니스맵·2014년) 》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 장클로드 트리셰 전 유럽중앙은행 총재.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앙은행 총재라는 공통점 외에도 세 사람은 재임 기간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저자는 ‘금융위기’라는 엄청난 위기를 통화정책으로 극복한 세 총재의 경험을 연금술에 비유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뉴욕타임스 경제기자로 연방준비제도를 오랫동안 취재한 저자는 중요한 의사결정의 순간마다 왜 주인공들이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를 그들의 고민이나 태도, 측근들과 주고받은 e메일 내용 등을 통해 생생히 설명한다. 그 덕에 600여 쪽에 이르는 부담스러운 두께, 무거운 분위기의 겉표지와 달리 쉽고 재미있게 읽힌다. 특히 2007∼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과 직후를 다룬 부분은 긴박하게 진행돼 소설을 읽듯 몰입하게 된다. 책의 맨 앞부분에 중앙은행의 시초로 불리는 17세기 스웨덴 스톡홀름은행의 탄생부터 최근까지 주요 경제사건이 시대 순으로 수록돼 ‘경제사건 참고서’로서의 가치도 있다.
책의 숨은 재미는 주인공들의 성격을 묘사한 부분들이다. 이런 묘사들을 통해 세 중앙은행장의 성격과 인간적 면모를 엿볼 수 있다.
“회의가 다시 시작되면 버냉키는 자신이 작성한 메모를 보며 ‘내가 들은 내용은 이러이러한 것 같다’며 의견들을 검토한다. 그린스펀과 곧잘 부딪혀서 논쟁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느꼈던 몇몇 정책담당자들도 버냉키하고는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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