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국민들이 ‘가난한’ 정부군에 크라우드펀딩으로 자금을 모아 무인기(드론)를 전달키로 했다. 일종의 21세기 ‘우크라이나판 금 모으기 운동’이다.
지난달 29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우크라이나 동부 분리주의 세력에 반대하는 국민들이 정찰용 무인기 20여 대를 직접 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금을 모았다”며 “‘국민 무인기’로 이름 붙여진 이 드론을 곧 정부군에 전달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부군을 돕기 위한 크라우드펀딩 사이트인 ‘피플스 프로젝트’는 당초 대당 16만5000달러(약 1억6600만 원)짜리 이스라엘 무인기를 구입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국방연구소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제작하기로 했다. 직접 제작에는 대당 3만5000달러가 들어간다. ‘국민 무인기’는 분리주의 세력이 장악한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 상공을 정찰하게 될 예정이다.
이 사이트를 구축한 정보기술(IT) 전문가 다비트 아라하니아 씨는 “무인기를 20대 정도 확보하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오는지를 철저히 감시할 수 있다”며 “국경의 안전을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적에게 도움이 되지 않도록 ‘국민 무인기’ 사진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들은 지난 3개월 동안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확보한 돈으로 정부군에 군복과 방탄조끼, 물 등을 제공하기도 했다. 기부 금액은 1파운드(약 1722원)부터 1만 파운드(약 1722만 원)까지 다양하다.
옛 소련 시절 최대 90만 명이었던 우크라이나 정부군은 현재 9만 명으로 줄었다. 군 장비도 대부분 매각되거나 심지어 도난당했다. 병사들은 군복을 지급받지 못해 스스로 마련하는 상황이다.
피플스 프로젝트뿐만 아니다. 또 다른 민간단체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2개월 동안 도네츠크 지역 군부대에 야시경을 포함한 트럭 10대 분량의 물자를 지원했다. 가디언은 “러시아와 달리 우크라이나는 시민사회가 활성화돼 정부군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 프랑스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4개국 정상은 지난달 29일 전화 회담을 갖고 30일 오후 10시까지인 휴전시한 만료를 연장하는 방안 등을 2시간에 걸쳐 논의했다. 이 같은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교전이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8일부터 이틀간 교전으로 정부군 군인 5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 크라우드펀딩 ::
인터넷을 통해 특정 프로젝트에 다수가 소액을 투자하는 방식.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기 때문에 ‘소셜펀딩’이라고도 불린다. 자금이 없는 예술가나 사회활동가들이 많이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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