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없는 日정치… 아베 우경화 가속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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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제1야당 민주당 당론도 못정해… 유신회 등 극우 야당은 ‘아베 들러리’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집단적 자위권을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일본 야당들의 목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극우 성향의 야당들은 아베 총리를 지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베 총리의 일방통행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1 야당인 민주당은 당내 보수파와 개혁파가 뒤섞여 있어 집단적 자위권에 대해 당론조차 정하지 못했다. 공산당, 사민당 등 좌파 성향의 야당들은 집단적 자위권에 분명한 반대를 외치고 있지만 의원 수가 10명 내외여서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았다. 반면 극우 성향의 야당인 일본유신회와 다함께당은 개헌에 찬성하면서 오히려 자민당의 들러리 역할을 해 왔다. 이를 두고 아베 총리는 ‘책임 야당’이라고 치켜세웠다.

자민당 내부에서도 온건 보수파들이 아베 총리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 지도부는 11차례 회의를 가진 것으로 집단적 자위권 허용을 결정해 버렸다. 사실상 ‘밀실합의’였다.

이제 일본 국민의 시선은 올해 가을에 열릴 임시국회로 쏠리고 있다. 1일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헌법 해석을 바꿨지만 실제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임시국회에서 자위대법, 평화유지활동(PKO) 협력법, 테러대책특별조치법 등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어 아베 총리에 대한 국민의 지지율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 한 각종 관련법도 아베 총리의 의중대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아베 우경화#집단적 자위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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