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의 움직임, 주가를 포착하는 변수에 대한 연구는 주로 단기 이자율이나 주식 변동성, 배당수익률 같은 경제적 요인들에 근거를 두고 이뤄져 왔다. 그러나 이 변수들에 기반을 둔 예측이 항상 성공적이었던 건 아니다. 시장이 효율적으로 작동하고 모든 참여자가 완벽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는 가정이 항상 현실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원리가 작동하지 않는 예외적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행동재무학자들은 소비자 신뢰지수 등과 같은 투자자의 심리와 관련된 다양한 요인들을 검토해 왔다.
로버트 노비막스는 최근 정치, 날씨, 기후 등도 투자자의 심리에 영향을 미쳐 시장을 교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검증했다. 미국 주식시장을 분석한 그의 논문에 따르면, 우선 정부가 정책과 제도를 통해 경제에 미친 영향은 매우 컸다. 대통령의 소속 정당과 주가 수익률 사이에는 무시할 수 없는 상관관계가 존재했다. 1991년부터 2012년까지의 자료를 분석해 보면 기업친화적인 공화당 집권 기간보다는 오히려 규제를 강화하는 경향을 보여준 민주당 집권 기간 중 주가 수익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이런 결과는 공화당의 대기업 위주 정책이 경제 전반에는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실제로 공화당 집권 기간 중 투자자들은 안정성을 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변동성과 파산 가능성이 작은 주식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날씨도 투자자의 위험 회피 성향에 영향을 줘 주가 수익률을 변화시켰다. 1973년부터 2012년까지 뉴욕 맨해튼에 있는 센트럴파크의 월별 최고 온도와 주가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더니 극심한 추위와 더위 모두 예외적으로 높은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 요인은 가치투자나 장기투자 전략자에게는 안 좋은 성과를, 시장지배력(매출총이익) 전략에는 긍정적 영향을 가져왔다. 정치, 날씨, 기후 심지어 태양의 흑점활동 등의 비경제적 요인이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밝혀낸 이 논문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많은 시사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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