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웃브레이크’(1995년)는 아프리카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 한 계곡에서 발병한 의문의 바이러스성 괴질이 30년 뒤 미국으로 전파돼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영화가 모델로 삼은 괴질이 에볼라 바이러스다.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강에서 처음 발견된 이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90%에 이른다. 감염되면 열흘 내에 장기가 녹아 목구멍으로 피를 쏟으며 죽게 된다.
발견된 지 40년이 다 됐지만 정확한 감염 경로나 숙주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물론 치료제나 백신도 개발되지 않았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바이러스로 불린다.
이 바이러스가 올해 1월 서아프리카에서 다시 창궐하면서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내며 확산되고 있다. 3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수는 467명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악의 발병으로 꼽히는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 발병 당시 사망자 280명을 훌쩍 넘어섰다. 발병 지역도 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등 3개국에 걸쳐 있다. WHO는 이들 3개국에서 보고된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건수가 759건이라고 밝혔다.
1976년 에볼라 바이러스를 처음 발견한 페터 피오트 박사(65)는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발병이 ‘전대미문의 긴급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역대 최대 희생자를 낳고 있으며 사상 처음으로 3개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3개국의 수도에서 발병해 앞으로 더욱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WHO는 이와 관련해 2, 3일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차단을 위한 11개국 보건장관 긴급회의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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