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의 오바마’ 위도도… 독재자 前사위 누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0일 03시 00분


5개기관 표본개표 ‘3對2’로 갈려, 두 후보 “내가 승리”… 충돌 우려

세계 4위의 인구 대국이자 세계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미래를 결정짓는 대통령선거가 9일 실시됐다. 목수의 아들과 명문가 출신의 정통 군부 엘리트 간 맞대결이란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으나 투표 종료 이후 양 후보가 모두 승리를 선언하는 등 대혼란이 빚어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로 불리는 진보 성향의 조코 위도도 투쟁민주당 연합 후보(53)는 개표 초반 앞서 나가자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1시간 뒤 보수 성향의 대인도네시아운동당 연합의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62)도 자신이 승자라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5개 여론조사기관의 표본개표 결과도 둘로 나뉘었다. 표본개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표본투표소 2000여 곳을 미리 선정한 뒤 실제 투표함을 개표하는 것으로 출구조사보다 신뢰도가 높다. 실제 개표와의 오차가 1% 내외로 알려졌다. 3개 여론조사기관의 표본개표는 위도도 후보가 득표율 52.34∼52.93%로 47.07∼47.66%에 그친 수비안토 후보에게 승리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나머지 2개 여론조사기관의 표본개표는 수비안토 후보가 1∼2%포인트 차로 위도도 후보를 앞선 결과를 내놓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선관위의 공식 개표 결과는 21, 22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두 후보 진영이 모두 승리 축하 행사를 벌이고 있어 양측 지지자들 간에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위도도 후보는 빈민가에서 목수의 아들로 태어나 가구 사업가를 거쳐 정계에 입문한 뒤 자카르타 시장 등을 지내며 큰 인기를 얻었다. 수비안토 후보는 32년간 인도네시아를 통치한 독재자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전 사위로 특전사령관을 지냈다. 그의 부친 역시 재무장관을 지낸 명문가 출신이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인도네시아#대선#조코 위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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