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보복’ 이-팔, 6년만에 地上戰 초읽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0일 03시 00분


이스라엘, 가자지구 160곳 공습… 접경지역에 2개 여단 긴급배치
팔, 예루살렘 등에 로켓 응수… CNN “평화 중재할 세력 안보여”

10대 소년 납치와 보복살인으로 재점화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이 양측의 대규모 공습과 로켓포 공격으로 확대되며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스라엘은 2008년 12월 ‘가자전쟁’ 이후 6년 만에 지상군 투입 초읽기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8, 9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160여 곳을 공습해 29명이 사망하고 670여 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미사일발사대 등 군사시설 파괴를 목표로 하는 ‘프로텍티브 이글’ 작전 발표 뒤 공습에 나섰다. 이스라엘 무인기가 신호탄을 발사한 데 이어 F-16 전투기의 폭격이 이어졌다.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는 이날 공습으로 라에드 아타르 칸유니스 지부 사령관, 무함마드 신와르 라파 지역사령관 등 로켓 발사 작전사령부로 쓰였던 8명의 하마스 고위요원 가옥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하마스 잇줏딘 깟삼 여단 소속의 고위 지도자 무함마드 샤반은 차량 폭발과 함께 사망했다.

팔레스타인이 하마스 지도부 요인을 민간인 사이에 끼워 넣는 ‘인간 방패’ 전술을 구사해 민간인 피해도 속출했다.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 중에는 8명의 어린이, 청소년이 포함됐고 가자지구 남부인 칸유니스에서는 미사일이 한 가정집에 떨어지면서 일가족 7명이 몰살당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역시 로켓 발사 범위를 수도 예루살렘, 경제수도 텔아비브 등 이스라엘 중심도시까지 넓히며 맞서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7일 이후 하마스가 146발의 로켓을 발사했으며 이 중 29발은 미사일 방어시스템 ‘아이언 돔’에 요격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4만 명 규모의 예비군에 동원령을 내리고 가자지구 접경지역에 2개 여단을 배치하며 지상군 투입 채비에 나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어떤 나라도 이러한 위협 속에서 살 수 없을 것”이라며 “모든 것을 동원한 작전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츠하크 아하로노비흐 이스라엘 치안장관은 “이번 사태는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지상군 투입 작전이 필요하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과 미국, 중동국가 등 국제사회는 양측의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마땅히 평화를 중재할 세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CNN이 보도했다. 2012년 11월 150명의 사망자를 낸 8일간의 교전 당시 평화협상을 중재했던 이집트도 이번엔 별다른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취임 뒤 시나이 반도와 연결된 수백 개의 밀수터널을 파괴하는 등 하마스에 적대적 조치를 시행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가자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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