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 축제에서 황소 뿔에 찔린 황소 전문가…“지옥 같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0일 14시 25분


산페르민=AP 뉴시스
산페르민=AP 뉴시스
'황소와 함께 달리는 법'에 대해 책까지 쓴 미국인 남성이 황소 뿔에 받혀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불상사를 겪었다.

CNN은 9일 스페인 팜플로나에서 열린 산 페르민 축제에 참가한 빌 힐먼 씨(32)가 황소 뿔에 오른쪽 넓적다리가 찔려 병원에 실려 갔다고 전했다. 이 축제는 황소 떼와 함께 850m의 거리를 질주하는 행사다. 힐먼 씨는 두 차례 황소에게 들이받혔고 15~20cm가 찢어지는 상처를 입었다. 다만 뼈나 동맥이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힐먼 씨는 올 6월 발간된 '축제: 팜플로나의 황소 떼 사이에서 어떻게 살아남나'라는 책의 공동 저자 가운데 한 명이다. 최근 10년간 이 축제에 참가해 왔던 그는 책에 초보자와 전문가 모두를 상대로 황소 떼와 함께 달릴 수 있는 기술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담았다. 그는 이 행사에 대해 "이것은 대담한 길거리 예술이며 죽음과 장엄함이 어우러지는 춤이다. 대자연의 가장 위험한 동물과 조화로운 접촉을 이룰 수 있는 기회"라고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의 또 다른 공동 저자이자 힐먼 씨의 친구인 알렉산더 피스케-해리슨 씨는 "빌이 병원에서 '그 축제는 오랫동안 계속되는 지옥 같았다'고 했다"고 CNN에 전했다.

산 페르민 축제는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쓴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 소개되며 유명해졌다. 헤밍웨이의 손자 존 헤밍웨이도 힐먼 씨와 함께 '축제'의 공동 집필에 참여했다. 올해 이 축제가 열린 첫날 힐먼 씨를 비롯해 13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실려 갔다. 3명이 뿔에 찔렸고 나머지는 넘어져서 다쳤다. 2009년 27세의 스페인 남성이 황소 뿔에 목이 찔려 숨지는 등 1924년부터 지금까지 15명이 이 축제에서 사망했다.

최창봉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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