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의 2016년 대선주자인 랜드 폴 상원의원(켄터키)과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이라크 내전에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지를 놓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폴 의원은 ‘고립주의’를 주장한 반면 페리 주지사는 전통적 ‘개입주의’를 역설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내세웠지만 각기 다른 측면을 강조했다.
폴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달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낸 기고에서 “이라크 군인들은 군복을 벗고 전장에서 도망치고 있다. 우리의 군인들이 그 제복을 입고 대신 싸우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의 용감한 남녀 군인들이 이라크 군인도 지키려고 하지 않는 나라를 위해서 목숨을 걸도록 할 수 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미국의 고립주의를 원하는 여론이 강해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폴 의원은 1984년 레이건 행정부의 캐스퍼 와인버거 국방장관이 내세운 대외 군사개입 원칙을 근거로 제시했다. 미국의 국가이익 침해가 명백하고 의회와 여론의 지지를 받을 때만 군사력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페리 주지사는 12일자 워싱턴포트스(WP)에 ‘왜 랜드 폴이 이라크 문제에 틀렸는가’라는 칼럼을 실어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최근 이라크 내 수니파 반군의 능력과 목표 등을 감안할 때 그대로 놔두면 미국의 국가이익에 직접적인 위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페리 주지사는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의 안전과 경제적 번영을 위해 해외 문제에 끊임없이 개입하고 리더십을 행사해야 한다고 믿었다”고 반박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이라크 정부에 정찰과 감시, 공습을 포함한 ‘의미 있는 지원’을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