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협상 진전… 타결은 안돼”
‘5시간 휴전’ 끝나자 교전 재개… 이 함포에 팔 어린이 4명 희생
17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포괄적인 휴전에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양측이 이를 즉각 부인했다. 8일 이스라엘의 군사작전 개시 이후 무력 충돌이 열흘째 이어지면서 휴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휴전 조건을 둘러싸고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8일 이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에서만 230여 명이 숨지고 1700여 명이 부상하는 등 주로 팔레스타인에서 인명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받고 있으나 현재까지 민간인 1명만 숨졌다.
이집트에서 휴전 협상에 참여한 이스라엘 고위 간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18일 오전 6시(한국 시간 18일 오후 1시)부터 휴전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비그도르 리에베르만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부정확한 보도”라고 일축했다. 하마스도 “협상이 진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휴전 협상이 타결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아랍 일간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7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5시간 동안 일시적 휴전에 합의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물과 식량 생필품 등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로버트 세리 유엔 중동특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날 가자 주민들은 유엔이 공급하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섰고, 거리에는 교통체증이 벌어졌다고 BBC가 전했다.
그러나 오후 3시 ‘인도주의 휴전’이 끝나자 가자지구의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슈켈론, 베르셰바 등 가자 국경 인근 이스라엘 지역을 향해 로켓과 박격포 공격을 재개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가 보도했다. 이날 일시 휴전 직전에도 이스라엘 탱크의 발포로 가자 주민 3명이 숨졌다.
앞서 16일 오후 1시경에는 가자지구 해변에서 놀던 7∼11세 소년 4명이 이스라엘 해군 함정이 쏜 포탄에 숨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사촌지간인 소년들은 가족의 어선이 정박해 있는 해변에서 축구를 하며 놀던 중 이스라엘군의 포격에 한 명이 즉사했다. 나머지 소년 3명은 집 방향으로 있는 힘을 다해 도망가던 중 두 번째 포탄이 떨어져 한꺼번에 숨졌다. 이스라엘 군사분석 전문가인 알론 벤 다비드는 이스라엘 TV에서 “첫 번째 폭탄은 해변에 있는 하마스 군사시설을 목표로 한 것으로 보이고 두 번째 폭탄은 뛰고 있는 아이들을 하마스 전사들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상원 국방소위는 최근 이스라엘과의 합작 미사일 방어 프로그램에 3억5100만 달러(약 3613억 원)를 지원하는 예산안을 승인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2011년부터 아이언돔에 지원한 미국 자금은 총 10억 달러에 이른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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