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친러 반군이 여객기에 미사일 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19일 03시 00분


말레이機 피격… 298명 전원 사망, 네덜란드 189명 등 11國 국민 참변
우크라-반군-러 서로 “우리가 안해”… 안보리 긴급소집 “철저히 조사해야”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격추된 말레이시아항공 보잉777 여객기(편명 MH17)가 러시아제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의 공격을 받았다고 미국 정보당국이 18일(현지 시간) 밝혔다.

CNN은 이날 미 정보당국이 MH17을 격추한 미사일은 친러시아 분리주의자 반군이 쏜 것으로 잠정 결론 내렸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MH17이 추락하기 직전 지상에서 지대공 미사일용 레이더 가동이 탐지됐다. 모든 정보가 친러시아 반군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17일 MH17 격추가 분리주의 반군의 소행임을 뒷받침하는 통화기록 2건을 공개했다. 반면에 러시아와 분리주의 반군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소행이라고 반박해 책임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네덜란드인 189명을 비롯해 유럽 아시아 호주 등 최소 11개국 국민 298명(승무원 15명 포함)이 탑승한 MH17이 격추되는 ‘글로벌 비극’에 국제 사회의 분노도 확산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전 미 국무장관은 이날 TV에 출연해 “러시아가 이번 사건에 연루된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러시아 제재를 위해 유럽이 더 나서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분리주의 반군이 러시아가 제공한 무기를 사용해 호주인들을 숨지게 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호주는 단호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고 원인을 밝혀낼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8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국제 사회가 참여하는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이날 반군 측과 합의해 현지에 국제조사단을 파견했다.

MH17은 17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중 오후 5시 15분경 러시아 국경에서 30km 떨어진 동부 도네츠크 주 그라보보 인근에 추락했다. 18일 현재 한국인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우크라이나#말레이시아항공기#여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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