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안에 탈북자 30여명 체포… 대륙 전역서 검거작전 왜?

“訪中 피바다가극단 단원 실종탓”
대북소식통 “40대 北남성 색출령… 이설주가 직접 탈북자 검거 챙겨”

중국이 탈북자를 상대로 대대적인 검거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對北) 소식통은 23일 “북한 피바다가극단 소속 피아니스트 A 씨가 북-중 접경지역에서 실종된 것을 계기로 중국 전역에서 탈북자 색출 열풍이 불고 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문화교류와 예능지도 차원에서 중국에 온 A 씨가 지린 성 옌지(延吉)에서 실종된 것은 6월 초. 평양음악무용대 교수 출신이기도 한 A 씨가 사라지면서 중국에는 비상이 걸렸고 이때부터 ‘북한 말씨를 쓰는 40대 남성’을 색출하기 위해 저인망식 검거작전을 펼쳐온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탈북자들이 검거된 지역이 북-중 접경지역인 옌지는 물론이고 중부인 칭다오(靑島)와 남부 쿤밍(昆明)까지 넓게 흩어진 것도 이 같은 바닥훑기식 작전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알려지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체포된 탈북자 수가 30명을 크게 웃돈다는 관측도 있다. 이 과정에서 탈북을 돕던 한국 국적 탈북자 등 조력자들도 함께 검거됐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부인인 이설주가 이번 탈북자 검거를 직접 챙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설주는 가수 출신으로 모란봉악단을 창단하는 등 예술단체에 관심이 많아 중국이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피바다가극단은 북한의 대표적인 공연 예술 단체로 혁명가극 ‘피바다’에서 이름을 따왔다.

이번 대규모 탈북자 검거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3일) 이후 처음 벌어진 것이다. 국내에서는 성공적인 한중 정상회담 분위기와 양국 관계 증진으로 중국 정부가 즉각 탈북자를 북송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한중 관계가 좋지만 중국은 기존 방침에서 타협을 거부하는 요소들이 있으며 탈북자 문제도 그중 하나”라며 “상황 전개를 낙관하기만은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미 검거한 탈북자들을 북-중 접경지역인 투먼 수용소에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