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예는 개탄스러운 인권위반”… 오바마 승인하에 후속조치 논의
NSC 등 외교안보 관계자 동석… 일본정부에 큰 부담 작용할 듯
미국 백악관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강일출 할머니에게 9월에 다시 방문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일본 정부에 위안부 문제 해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엔의 인권 분야 최고 수장인 나비 필라이 유엔인권최고대표(사진)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태도를 강도 높게 비난하며 항구적 해결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옥선 강일출 할머니를 면담한 미 백악관과 국무부는 관련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일본 정부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고 나섰다. 특히 백악관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논의하기 위해 할머니들에게 9월에 백악관을 다시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5일(현지 시간) 확인됐다.
폴렛 애니스코프 미 백악관 공공업무 국장은 지난달 30일 할머니들과 면담한 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 문제(위안부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다”라며 “더 많은 백악관 인사를 초대해 할머니들을 9월에 다시 한 번 모시고 싶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건강이 허락하는 대로 백악관을 다시 방문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9월 면담에는 국가안보회의(NSC) 등 백악관 외교안보 관계자들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일본 정부의 반응이 주목된다.
패트릭 벤트렐 백악관 NSC 대변인은 이날 “1930, 40년대 성을 목적으로 여성을 인신매매한 행위는 개탄스러운 것이며 중대한 인권 위반 행위”라며 위안부 문제를 인권 문제로 접근하겠다는 기존 자세를 거듭 강조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일본 정부가 (피해자들을) 치유하고 (한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군 위안부 문제를 대하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필라이 대표는 6일(현지 시간) 성명에서 “일본은 전시 성노예 문제에 대해 포괄적이고 공평하며 영구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실패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2010년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정부에 전시 성노예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배상을 촉구했다”면서 “내 임기가 종료되는 시점에 자신들의 인권을 위해 싸워온 용감한 여성들이 당연히 받아야 할 배상과 권리 회복 없이 한 명, 두 명 세상을 떠나는 것을 보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지적했다.
유엔 인권 분야 수장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이처럼 강하게 비판한 것은 처음이다. 지난달 유엔 시민·정치적 권리위원회가 일본 정부에 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공개 사과와 배상을 권고한 데 이어 필라이 대표까지 직접 나서 해결책 마련을 촉구함에 따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정부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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