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경제 참여를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구상이 일본 특유의 여성비하 문화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도쿄신문이 미국 의회조사국(CRS) 보고서를 인용해 14일 보도했다.
CRS는 1일 ‘일본의 위미노믹스(Womenomics·여성의 경제 참여를 통한 경제성장)’라는 보고서에서 남성이 주도하는 정치 사회 풍토, 여성 근로자를 배려해주지 않는 직장 문화가 위미노믹스의 정착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일본 남성 근로자 중 육아 휴직을 택한 사람의 비율은 2%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 근로자의 긴 노동시간, 업무 후 직장 동료와 종종 술자리를 갖는 문화 또한 아이가 있는 여성 근로자에게 큰 부담이다. 특히 일본 남성 근로자와 여성 근로자의 소득 차이는 세계 선진국 중 가장 높은 편이라고 CRS가 지적했다.
2020년까지 여성 지도자를 3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정부의 목표도 달성하기 쉽지 않다. 현재 아베 내각의 여성 각료는 전체 19명 중 2명에 불과하다. CRS는 올 6월 도쿄 도의회에서 일어난 여성 의원에 대한 성희롱이 ‘여성 지도자를 멸시하고 여성의 역할은 가정에만 국한돼 있다고 간주하는 뿌리 깊은 정치 문화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다음 달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 각국 여성 리더 약 100명을 도쿄로 불러 국제회의를 연다. 아베 총리는 이를 매년 개최해 여성판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와 유사한 형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CRS는 지적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