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년간 영국과 한 국가로 지내온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주민투표가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 5월 30일부터 16주간을 선거기간으로 정한 영국에서는 스코틀랜드 독립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 “스스로 결정해야” vs “득보다 실이 커”
영국과 스코틀랜드는 두 국가의 합병을 결의한 ‘연합법’이 양국 의회를 통과하면서 1707년 공식적으로 한 국가가 됐다. 하지만 민족적 자부심이 강한 스코틀랜드는 독립 의지를 지속적으로 표출해왔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영국 정부가 2010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에 혹독한 긴축 재정을 요구하면서 스코틀랜드 주민들 사이에서 분리 독립 목소리가 커졌다. 분리 독립을 당론으로 내건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2011년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승리하고 2012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주민투표에 동의하면서 투표 실시가 성사됐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미래를 영국 의회가 아니라 스스로 결정해야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며 유권자들에게 독립 찬성을 독려하고 있다.
논의는 경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SNP는 핵심 자원인 북해 유전의 지리적 지분(84%)에 따른 수익을 포함한 스코틀랜드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2만3300파운드(약 3966만 원)로 영국보다 2300파운드가 많아 성공적인 독립국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알렉스 새먼드 자치정부 수반 겸 SNP 대표는 “스코틀랜드가 이미 세계 최고 부국 수준의 기반을 갖춰 강한 경제력을 보유한 국가로 자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잔류를 지지하는 단체인 ‘베터 투게더’는 스코틀랜드가 분리 독립하면 즉시 230억 파운드의 채무 상환에 시달리게 되고 국가수립 비용으로만 15억 파운드가 들어간다고 주장하는 등 득보다 실이 많다며 반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스코틀랜드가 ‘연합 왕국(United Kingdom)’에 머물면 파운드화를 계속 사용할 수 있고 자치권을 확대시켜 주겠다며 스코틀랜드 주민들에게 잔류를 호소하고 있다.
○ 찬반 격차 줄어들어
다음 달 18일 스코틀랜드 거주 16세 이상 주민들이 참여하는 주민투표에서 투표자의 과반이 독립에 찬성하면 스코틀랜드는 분리 준비를 거쳐 2016년 3월 독립국가를 선언한다는 계획이다.
여론조사에서는 반대 여론이 아직 우세하다. 하지만 투표 한 달을 앞두고 표심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여론조사에서 찬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ICM의 조사 결과 부동층을 제외할 때 독립 반대 의견은 55%, 찬성 의견은 45%로, 지난달에 비해 격차가 4%포인트 줄었다. 같은 날 발표된 페널베이스의 여론조사에서도 지난달보다 격차가 3%포인트 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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