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가 24일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시리아의 타브까 공군기지를 점령했다. 시리아 북동부의 마지막 공군기지였던 타브까 기지까지 IS의 수중에 떨어지면서 시리아 정부군의 통제력 약화가 불가피해졌다.
점령지역이 시리아와 이라크 두 나라에 걸쳐 있는 IS는 최근 미군이 이라크에서 제한 공습에 나서자 미군이 군사 개입을 꺼리는 시리아에서 적극적으로 세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IS가 타브까 기지를 점령하면서 시리아 내전 개전 후 처음으로 시리아 북동쪽 락까 주를 완전 통치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락까 주의 주도인 락까 시는 IS의 수도다. 이곳에서 불과 45km 떨어진 곳에 타브까 기지가 있다. IS로서는 마치 턱 밑에 창끝이 들어와 있는 셈이어서 이 기지를 빼앗기 위해 큰 희생을 치렀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IS는 19일부터 시작된 타브까 기지 교전 과정에서 346명의 대원을 잃었다.
정부군도 최소 170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다. 정부군은 타브까 기지를 지키기 위해 전투기까지 동원해 폭격했으나 IS의 진격을 막지 못했다. SOHR 측은 또 함락 직전 기지 안에 있던 정부군 전투기들이 이륙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IS와 연계된 단체는 기지 점령 이후 트위터를 통해 타브까 기지 내에 방치된 전투기 잔해들과 참수된 병사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이날 IS의 수도 락까에서는 기지 점령을 기념하는 축포가 이어졌다. 또 시리아 정부군 병사의 잘린 목을 광장에 걸어놓는 장면도 목격됐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24일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하는 군용기에서 “IS가 미국 본토나 유럽에 더 큰 위협이 된다고 판단되면 시리아에 있는 IS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대응을 대통령에게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지역에 국한된 공습 등 미국의 군사 개입을 시리아까지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 미국에서는 자국민인 제임스 폴리 기자가 IS에 참수된 것을 계기로 IS를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미 합참의장의 입에서 공습 시사 발언이 나오자 시리아 정부는 25일 왈리드 알무알렘 외교장관이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 “시리아 영토에 대한 일방적인 공격이나 공습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맞받아쳤다. 시리아 내 IS 기지 공습이라도 시리아 정부의 승인 없이는 침략으로 간주하겠다는 공개 경고로 해석된다. 알무알렘 장관은 “테러범들과 싸우기 위해 유엔 등의 지원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협력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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