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평화안은 제재 피하기 꼼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5일 03시 00분


나토 정상들 “진정성 의문”… 러 압박
연합 군사훈련 등 우크라 지원 논의… 佛은 러에 상륙함 인도 보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7단계 평화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서방국들은 러시아가 추가 제재를 피하기 위한 ‘눈속임’ 전략에 지나지 않는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몽골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사태를 논의했다며 7단계 평화정착안을 내놓았다. 이 안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반군의 공격행위 중단 △우크라이나 정부군 철수 △국제감시단의 교전 중단 감시 △민간인 주거 지역에 공습 중단 △조건 없는 포로 교환 △난민 인도적 지원을 위한 구호품 전달 허용 △파괴 지역 복구를 위한 건설인력 진입 허용 등이다.

그러나 4일 영국 웨일스에 집결한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28개 나토 정상들은 푸틴 대통령 제안의 진정성과 실효성이 의문스럽다며 우크라이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아르세니 야체뉴크 우크라이나 총리는 푸틴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국제사회를 기만하고 유럽연합(EU)의 새로운 제재 결정을 피하려는 시도”라며 “윈도 드레싱(겉치레)에 불과하다”고 강력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전날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러시아와의 휴전 합의는 예전에도 잘 지켜지지 않은 적이 많아 속단하기 이르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군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도 러시아에 미스트랄급 상륙함 수출을 강행하려 했던 기존 자세를 바꿔 10월로 예정된 블라디보스토크함의 인도를 보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3일 우크라이나 정부가 나토 가입 등 국가적 결정을 내릴 때 동부 반군과 분리주의자들이 ‘비토’(거부권)를 행사하고 자치권을 손에 넣기까지 러시아가 ‘그림자 전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스크바 카네기센터의 드미트리 트레닌 소장은 “시간을 끌 수 있는 ‘휴전’은 러시아엔 중요한 승리”라며 “푸틴의 최종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서방과의 ‘완충국가’로 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의 평화안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나토는 우크라이나 주변 지역에서 군사훈련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폴란드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등 15개국은 이달 16∼26일 우크라이나 서부 리비프 지역에서 병력 13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푸틴#나토#러시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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