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보수당), 닉 클레그 부총리(자유민주당),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 등 영국 정계 지도자들이 분리 독립의 불길을 잡으러 10일 일제히 스코틀랜드로 달려갔다. 반면 앨릭스 샐먼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세 사람의 방문은 분리 독립 ‘예스’ 캠페인 열기를 더욱 높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18일 예정된 스코틀랜드의 주민투표에 대한 궁금증을 모아 봤다.
―주민투표는 어떻게 이뤄지나.
“스코틀랜드 인구 540만 명 중 유권자는 410만 명이다. 부동층에선 생애 처음 투표권 행사에 나서는 16∼18세 유권자 12만 명이 변수다. 스코틀랜드에 사는 잉글랜드, 웨일스 출신 영국인과 유럽연합(EU) 주민 50만 명도 투표한다. ‘변화를 바라는’ 젊은이들과 ‘안정을 택하고 싶은’ 외국인들의 표심이 변수다. 독립이 가결돼도 통화와 연금 복지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2016년 독립국가 출범 전까지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스코틀랜드는 더 잘살게 될까.
“독립하면 북해 유전의 84%를 소유하게 된다. 찬성론자들은 북유럽식 무상보육과 최저임금 인상, 세금 인하도 가능하다고 선전한다. 반면 영국 정부는 경제가 파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또 230억 파운드(약 40조945억 원)의 즉각적인 채무 상환에 직면하고 국가 수립 비용으로만 15억 파운드(약 2조5000억 원)가 들 것으로 예상된다.” ―스코틀랜드가 파운드화를 쓸 수 있나.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는 9일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파운드화를 쓸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반면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측은 국제통화인 파운드화를 쓰는 데 영국 정부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스코틀랜드의 여왕으로 남을 것인가.
“그렇다. 스코틀랜드는 입헌군주제 헌법을 크게 수정하지 않을 전망이어서 여왕의 자리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생 스코틀랜드가 EU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에 새로 가입하나.
“쉽지 않다. 스코틀랜드는 기존 회원국임을 내세우지만 EU 지도부는 신생 국가와 마찬가지로 엄격하게 자격 심사를 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른 국가들에 영향을 주나.
“스페인 카탈루냐, 캐나다 퀘벡, 프랑스 코르시카 등이 스코틀랜드 사례를 보고 분리 독립에 더 강하게 나설 가능성이 있다.”
―영국의 핵잠수함 기지는 어떻게 되나.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비핵화 원칙’을 천명하고 2020년까지 남서부 클라이드 만에 있는 영국 트라이덴트 핵잠수함 기지를 철수할 것을 요구했다. 영국은 30억 파운드에 이르는 막대한 이전 비용을 마련해야 할 뿐 아니라 새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을 설득해야 한다.”
―스코틀랜드는 왜 분리 독립을 고집하나.
“스코틀랜드는 켈트족이, 잉글랜드는 앵글로색슨족이 중심이다. 잉글랜드와는 1707년 단일 국가로 통합됐지만 누적된 민족 갈등이 최근의 경제난을 계기로 분출됐다. 분리 독립을 당론으로 내건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다수당이 되면서 주민투표 시행을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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