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톡톡]위스키 한 모금 6656만원에 구입 美 30대 CEO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03시 00분


對北 인권단체 ‘LiNK’의 이사… 자신 속한 단체 지정 기부이벤트

미국 온라인 학습 네트워크 회사 ‘스터디모드’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블레인 베스 씨(33·사진)는 13일 로스앤젤레스 비벌리힐스의 한 호텔 바에서 유명한 싱글몰트 스카치위스키 ‘더 매컬런 64년’의 미니어처병(50mL)을 6만4000달러(약 6656만 원)에 구입했다. 맥주 500cc(500mL) 10분의 1분량이니 그야말로 ‘한 모금’에 해당하는 양이다.

위스키 한 모금을 6000만 원 넘는 가격에 구입한 것은 30대 젊은 사업가의 철없는 과시욕 때문이었을까. 그렇지 않다. 베스 씨는 미국 내 대표적인 북한인권단체인 ‘링크(LiNK·Liberty in North Korea)’ 이사회 멤버 중 한 명이다. 탈북자를 돕는 일에 관심이 많은 그는 지난해 북한에 다녀오기도 했다. 그는 보도자료에서 “더 매컬런을 파는 ‘텐 파운드’ 바를 몇 차례 간 적이 있다. 그 비싼 위스키를 구입하면 그 돈이 원하는 단체에 기부금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며 구입 동기를 밝혔다.

실제로 ‘더 매컬런 64년’ 한 병은 2010년 뉴욕 소더비 경매시장에서 46만 달러에 팔렸다. 이 돈은 저개발 국가에 식수를 공급하는 단체에 기부됐다. 이 46만 달러는 2012년 기네스북에 ‘가장 비싼 싱글몰트 위스키’에 오르기도 했다.

베스 씨가 기부금을 보내기로 선택한 곳은 북한인권단체 링크였다. 실제로 베스 씨가 위스키를 구입하는 행사 현장에는 미국에 사는 탈북자 3명도 그가 초청해 함께 참석했다.

베스 씨는 “독재국가인 북한에는 극심한 가난과 굶주림에 고통 받는 2400만 명이 살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 안타깝다”며 “(나의) 위스키 구입비용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이 그들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 자신이 미국에서 누리는 자유에 감사하고 그런 자유를 모든 사람이 누려야 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기부금을 받게 된 링크의 저스틴 휠러 부회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베스 씨의 기부금은 탈북자 지원 활동에 소중하게 쓰일 것”이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스터디모드#위스키#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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