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밀 일본에 전달한 혐의… 회복 기미 中日관계에 영향 주목
2014년 2월이후 행적 오리무중
중국이 자국 기밀을 일본에 넘긴 혐의로 현직 대사 부부를 체포해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관계 개선 기류가 감지되고 있는 중일 관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17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중국 국가보위부는 올해 2월 마지성(馬繼生·57·사진) 주아이슬란드 대사와 부인 중웨(鍾月) 씨를 간첩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인터넷판인 런민망도 마 씨가 체포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마 씨는 국가기밀을 일본에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밀의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1988년 외교부에 들어간 그는 26년간 외교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8년을 일본에서 근무했다. 아이슬란드 대사직에는 후진타오(胡錦濤) 정부 시절인 2012년 12월 임명됐다. 현재 주아이슬란드 중국대사관의 홈페이지에 남아 있는 그의 행적은 2월에 영토분쟁과 관련해 일본을 비판하는 내용의 원고를 아이슬란드 언론에 실은 게 마지막이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마 씨와 관련한 홍콩 언론의 보도에 대해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간첩죄나 국가기밀누설죄는 최고 사형을 받을 수 있다.
밍보는 중국 당국이 일본과의 관계를 의식해 이번 사건을 신중하게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중일 양국이 11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삼아 관계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수면 밑에서 은밀하게 이번 건을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대사를 간첩 혐의로 조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앞서 2006년 12월 전직 한국대사(2001∼2005년)였던 리빈(李濱) 당시 산둥(山東) 성 웨이하이(威海) 시 부시장이 체포돼 7년 형을 선고 받은 게 외부에 공개된 사례로는 처음이다. 그는 한국과 미국에 국가기밀을 누설한 혐의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다이빙궈(戴秉國) 전 국무위원의 도움으로 형기를 마치지 않고 외교부 산하 국제자료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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