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장관 선출방식 中과 갈등… 대학생들 1주일 동맹휴업 나서
시민들 1만3000명 시위 참가 “미래 비관… 이민가고 싶다” 21%
2017년 홍콩 행정장관 선출 방식에 반대하는 홍콩 대학생들의 시위가 ‘하얀 상의(화이트 셔츠)를 입은 대중’으로 결집되면서 장기간 뜨겁게 달아오를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홍콩 민주화 시위는 ‘화이트 셔츠’ 대중의 시위로 나타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태국 시위가 ‘레드 셔츠’와 ‘옐로 셔츠’로 나뉘어 장기간 대립한 것에 빗댄 것이다.
22일 중문대 사톈(沙田)캠퍼스 등에 모인 중문대 홍콩대 등 24개 대학의 학생들은 모두 하얀색 티셔츠를 입었다. 이 신문은 “하얀색 티셔츠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가 내놓은 선거안에 반대하는 명분을 내세우고자 채택됐다”고 전했다.
홍콩 대학생들은 23일 “전국인대의 보통선거안이 입후보자를 사실상 친(親)중국 인사로 제한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홍콩 정부청사 앞의 타마르 공원 등에서 이틀째 시위를 이어갔다.
이에 앞서 22일 시위에는 대학생과 시민 등 1만3000여 명이 참가했으며 일주일간 동맹 휴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인 범민주파도 다음 달 1일 대규모 집회를 가질 예정이어서 행정장관 선거안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집회에는 대학생 외에도 시민단체 회원과 중고교 교사와 학생 등도 참가했다. 또 대학교수와 교직원 등 약 400명도 대학생의 동맹 휴업을 지지하는 청원서에 연대 서명했다. 교수 100여 명은 시내 곳곳에서 일반 시민들을 상대로 강연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전국인대가 지난달 31일 의결한 행정장관 직선 보통선거안은 1200명가량의 후보 추천위원 중 절반 이상의 지지를 얻은 후보 2, 3명을 대상으로 직선제 투표를 하도록 했다. 홍콩의 민주단체와 대학생들은 이 선거안이 반중국 성향 인사의 입후보를 막기 때문에 ‘허울 좋은 직선제’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일반 대중도 후보를 지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중문대가 최근 15세 이상 시민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1%가량이 ‘홍콩의 정치적 미래에 비관적이어서 이민을 가고 싶다’고 했다. 53.7%는 ‘전국인대의 결정을 거부해야 한다’고 답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둥젠화(董建華) 전 행정장관(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 등 홍콩의 재계 및 직능단체 대표들과 만나 “홍콩에 대한 중앙정부의 기본 방침과 정책은 변하지 않으며 변할 리도 없다”면서 홍콩 대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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