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에서 2001년 3월 탈레반 정권이 파괴한 바미얀 석불(사진) 복원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던 바미얀 석불은 6세기경 그리스 조형미술의 영향을 받은 간다라 양식으로 조각된 거대 불상.
힌두쿠시 산맥의 절벽 한 면을 파서 높이 53m와 37m 2개의 불상을 만들었다. 지금은 감실 역할을 한 텅 빈 공간만 남아 있다.
세계 문화재 관계자들은 그동안 1500년 된 인류문화유산을 멋대로 파괴한 만행의 심각성을 고발하기 위해 파괴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관광객이 낙석을 피해 현장을 둘러볼 수 있게 감실 바로 아래 한 쌍의 벽돌기둥을 세운 게 일대 전환점이 됐다. 이 기둥을 멀리서 보면 불상의 발처럼 보이는 효과를 낳자 아프간 국민 사이에서 두 불상 중 최소한 하나만이라도 복원하자는 모금운동이 벌어진 것이다.
유네스코 아프간 책임자인 나가오카 마사노리 씨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그걸 판도라의 상자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상자를 연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복원 여론이 높아지자 아프간 정부가 나서 유네스코에 복원을 요청했고 내년 1월 이 문제를 논의할 대형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게 됐다. 불상 둘 중 하나를 복원하는 데 최소 2000만 달러(약 208억 원)의 비용과 5년의 건축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WSJ는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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