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톡톡]“탈레반이 파괴한 석불 복원” 아프간서 모금운동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6일 03시 00분


아프가니스탄에서 2001년 3월 탈레반 정권이 파괴한 바미얀 석불(사진) 복원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던 바미얀 석불은 6세기경 그리스 조형미술의 영향을 받은 간다라 양식으로 조각된 거대 불상.

힌두쿠시 산맥의 절벽 한 면을 파서 높이 53m와 37m 2개의 불상을 만들었다. 지금은 감실 역할을 한 텅 빈 공간만 남아 있다.

세계 문화재 관계자들은 그동안 1500년 된 인류문화유산을 멋대로 파괴한 만행의 심각성을 고발하기 위해 파괴 현장을 그대로 보존하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관광객이 낙석을 피해 현장을 둘러볼 수 있게 감실 바로 아래 한 쌍의 벽돌기둥을 세운 게 일대 전환점이 됐다. 이 기둥을 멀리서 보면 불상의 발처럼 보이는 효과를 낳자 아프간 국민 사이에서 두 불상 중 최소한 하나만이라도 복원하자는 모금운동이 벌어진 것이다.

유네스코 아프간 책임자인 나가오카 마사노리 씨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그걸 판도라의 상자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상자를 연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복원 여론이 높아지자 아프간 정부가 나서 유네스코에 복원을 요청했고 내년 1월 이 문제를 논의할 대형 국제학술대회가 열리게 됐다. 불상 둘 중 하나를 복원하는 데 최소 2000만 달러(약 208억 원)의 비용과 5년의 건축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WSJ는 추정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탈레반#석불#아프가니스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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