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부터 빗자루를 들고 거리에 청소하러 나가겠다. 공무원들도 자기 사무실과 화장실은 스스로 청소하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전국 공무원들에게 ‘청소 총동원령’을 내렸다. 마하트마 간디 전 총리의 생일이자 국경일인 2일 집에서 빈둥댈 시간에 사무실로 나와 건물 구석구석을 쓸고 닦으라는 것.
공무원 사회에선 당장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휴일에 쉬지 못하게 됐다는 점은 둘째 치고 지금까지 대다수 공무원은 청소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계층을 가르는 ‘카스트 제도’가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온 인도에선 청소란 최하층민의 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총리의 지시를 거부하긴 어려운 터라 공무원들은 2일 거리에 나와 청소를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지시가 카스트 제도 철폐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5월 취임한 모디 총리는 이달 초 ‘깨끗한 인도’를 자신의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그는 깨끗한 인도의 첫걸음으로 화장실 문화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인도에선 노상방뇨를 하는 인구가 6억 명으로 추산된다. 거리와 마을엔 분뇨가 넘치지만 이를 치우는 것은 사회의 최하층인 ‘불가촉천민’ 몫이다. ‘닿기만 해도 부정해진다’는 생각 때문에 이렇게 불리는 이들은 인도인 신분제도에서도 빠져 있다. 가장 낮은 수드라에도 속하지 않는다.
모디 총리는 간디 탄생 150주년인 2019년까지 전국에 1억1000만 개의 화장실을 세울 계획이다. 그는 “자기 쓰레기는 자기가 치우며 화장실도 스스로 청소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겠다고 밝혔다. 그의 개혁이 신분제 철폐로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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