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가톨릭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뉴욕대교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는 일에 동참한다. 2012년 시사주간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올랐던 가톨릭계의 지도자 티머시 마이클 돌런 뉴욕대교구 추기경(사진)은 “위안부들이 겪었던 고통을 널리 알리는 일을 돕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고 미국에서 위안부 이슈를 주도해온 시민참여센터(소장 김동찬)가 5일 밝혔다.
돌런 추기경은 최근 퀸스버러커뮤니티칼리지(QCC)의 커퍼버그 홀로코스트센터로 보낸 서신에서 “위안부 생존자들을 기리기 위한 노력에 마음속으로부터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시민참여센터와 홀로코스트센터는 그동안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 침해를 세상에 알리는 인턴십 프로그램 등 관련 교육사업을 진행해왔다. 이 센터 책임자인 아서 플러그 박사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한국 방문 때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난 것을 계기로 돌런 추기경에게 위안부 문제를 설명하는 편지를 보냈고 추기경이 최근 이에 답신한 것이다.
돌런 추기경은 서신에서 “보내주신 위안부 관련 정보를 성가정회와 대학사도회에 전달했다. 함께 이 여성(위안부 할머니)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다. 사회 정의를 실천하려는 여러분의 노력과 결단을 공유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돌런 추기경의 지시에 따라 뉴욕대교구 성가정회와 대학사도회의 홈페이지에는 ‘고통에 대한 대응은 영원히 기억하는 것’이란 주제 아래 9·11테러 피해 등과 함께 위안부 문제가 언급된 글이 게시됐다. 이 글에는 “꿈 많은 한국의 10대 소녀 20만 명이 1930년대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sex slave)로 끌려갔다. 전쟁이 끝난 뒤 살아남은 소녀들이 세상을 향해 정의를 절규했지만 그들에게 자행된 범죄들은 부인되거나 무시됐다. 이제 이들은 100명도 생존해 있지 않다”고 적혀 있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은 “위안부 문제는 외교안보 이슈가 아니라 인권과 여성 문제로 접근해야 미국 시민의 많은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다”며 “돌런 추기경과 뉴욕대교구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지지 표명은 그런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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