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치열한 공방전 왜?
IS, 세속주의 싹 자르려 진격… 쿠르드, 독립기반 지키려 항전
터키 “지상군 단독 파병 않겠다”… 동부 쿠르드시위 격화되자 통금령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의 거점 도시이자 전략 요충지인 코바니를 집중 공략하면서 이곳이 곧 함락될 위기에 놓였다. 코바니까지 IS의 수중에 떨어지면 IS는 시리아와 터키 국경지대를 완전히 장악하게 된다.
미국과 동맹국 전투기들이 공습을 퍼부으며 지상의 쿠르드족 인민수비대(YPG)를 지원하고 있으나 IS는 진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코바니 전투로 지난 3주간 400여 명이 숨졌다. 전차 등으로 중무장한 IS 군대가 코바니 시내로 진입해 YPG와 치열한 시가전을 벌이면서 점점 공습이 어려워지고 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공습만으로는 코바니를 구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는 사이 IS는 8일 밤과 9일 아침 사이 코바니의 두 구역을 추가로 점령했다. IS가 수도로 선포한 락까에서 출발한 지원군도 속속 도착하고 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IS가 이날 시내 중심부를 향해 100m가량 더 진격해 코바니의 3분의 1 이상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IS와 쿠르드족이 코바니를 놓고 사활을 건 전투를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랑스 뉴스 전문채널 ‘프랑스24’는 “시리아 이라크 터키 등의 국경선을 넘어 새로운 국가를 세우려는 IS의 ‘이슬람 신정정치’와 쿠르드족의 ‘세속주의 독립운동’이 코바니에서 부딪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바니는 쿠르드족 정당인 쿠르드인민당(PKK)의 지도자들과 쿠르드자치정부(KPG) 군 조직인 페슈메르가 전사들이 태어난 고향이다. 또 터키와 이라크, 시리아 등지의 쿠르드 세속주의 독립운동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반면 이슬람 신정정치를 펼치려는 IS는 코바니를 점령해 쿠르드족의 ‘세속주의’를 제거하려고 한다. 아부 무함마드 알아드나니 IS 대변인은 “코바니 전투는 쿠르드족을 없애기 위한 종족분쟁이나 영토분쟁이 아니며 세속주의와 맞서는 종교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싸움”이라고 밝혔다.
한편 터키에서는 정부가 코바니 사태를 방관한다며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격화하면서 19명이 사망했다. 쿠르드족의 독립을 우려해 IS에 대한 군사 개입에 소극적인 터키는 단독으로는 지상 군사작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9일 밝혔다. 또 터키의 쿠르드족 청년들이 코바니 지원을 위해 국경을 넘는 것을 철저하게 막고 있다.
이에 반발해 이스탄불에서는 쿠르드족 시위대가 물대포와 최루탄을 쏘는 경찰에 화염병을 던졌고 쿠르드족이 다수인 동부 도시에는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독일 함부르크에서도 8일 쿠르드족 시위대 400명과 과격 이슬람 살라피스트 세력이 충돌해 14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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