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기간에 흑인들의 살림살이는 얼마나 나아졌을까.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자 한 칼럼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흑인의 경제적 삶은 상대적으로도, 절대적으로도 더 나빠졌다”고 진단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최근 통계는 백인 가정은 금융위기 이전 소득을 다 회복했지만 흑인 가정은 20% 정도 소득이 더 떨어졌음을 보여준다. 일부 흑인 인사는 “우리(흑인)를 섬기지 않는 대통령을 우리가 왜 그렇게 섬겨야 하냐”는 불만을 터뜨리곤 했다.
그런데도 흑인들의 오바마 지지는 다른 인종의 2배에 이른다. 특히 공화당 내 보수 강경세력 ‘티 파티’가 오바마를 공격하면 할수록 흑인 유권자의 대통령 지지도는 더욱 높게 나온다고 FT는 전했다.
이런 ‘수수께끼’ 같은 지지의 밑바탕에는 오바마의 ‘흑인 롤 모델(Role model)’ 가치가 깔려 있다. FT는 “한 흑인 소년이 오바마의 머리카락과 자신의 머리카락을 번갈아 만지면서 ‘같은 느낌이네요’라고 말하는 장면을 찍은 백악관 사진에 담긴 의미가 정말 크다”고 설명했다. ‘흑인도 대통령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그 사진은 경제적 수치로 표현되지 않는 큰 가치를 전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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