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망자 돌본 의료진서 두번째, 직간접 접촉 124명… 공포 확산
WHO, 전세계 대응체계 정비 촉구… “2개월내 매주 1만명 감염 가능성”
미국에서 에볼라 환자로부터 직접 감염된 두 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문제의 감염 장소는 텍사스건강장로병원.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최근 숨진 토머스 에릭 덩컨 씨가 치료받았던 곳이다. 덩컨 씨를 돌봤던 베트남계 미국인 간호사 니나 팸 씨(26·여)는 사흘 전 이곳에서 미국 내 첫 2차 감염자로 확인됐다.
텍사스 보건당국은 덩컨 씨를 돌봤던 의료진 가운데 또 다른 여성 직원 한 명이 에볼라 양성반응을 보여 격리했다고 15일 밝혔다. 그는 혼자 살며 반려동물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덩컨 씨가 숨지기 전까지 그와 접촉한 의료진은 76명. 그가 병원에 오기 전에 접촉한 사람은 48명에 이른다. 방역복 등 보호장비를 착용한 팸 씨가 왜 감염됐는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2차 감염자가 또 나와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잇따른 감염 원인은 의료진의 부주의가 아니라 허술한 의료체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진 탈의실이 비좁아 옷을 갈아입는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간호사들은 명확한 규정도 없다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속한 대응이 있었더라면 추가 감염을 막을 수 있었다”며 초기 부실 대응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덩컨 씨를 발병 초기에 전문치료시설을 갖춘 에모리대 병원 등으로 옮겼어야 했다는 뜻이다. CDC는 앞으로 신속대응팀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팸 씨는 이날 오전 “(병상에서) 잘 지내고 있다. 나를 위해 기도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8월 초 에볼라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의사 켄트 브랜틀리 씨의 혈액을 수혈 받은 그는 현재 안정된 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에볼라 대응이 충분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2개월 안에 새로운 감염자가 매주 1만 명에 이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브루스 에일워드 WHO 사무부총장은 “지난 4주간 매주 1000건의 새로운 감염 사례가 발생했고 치사율도 70%로 상승했다”며 “올 12월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매주 5000∼1만 명의 새 감염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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