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언론 ‘탈북자의 비극’ 이례적 보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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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추시보 영문판 “인도적 문제” 지적… 中 탈북자 처리 방식 변화 움직임

중국 관영 언론이 탈북자 문제를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접근해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관영 환추(環球)시보의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는 20일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에 만연한 탈북 여성과 조선족 남성 부부, 그 자녀가 겪고 있는 비극을 소개했다.

이 신문은 1990년대 북한의 대기근으로 많은 북한 주민이 강을 건너 옌볜으로 탈북했고 이 중 상당수는 중국인과 결혼해 정착했다고 전했다. 특히 조선족 남성과 탈북 여성 간의 결합은 보편적 현상이었다. 하지만 탈북 여성이 중국 당국에 적발돼 북한으로 추방되면 부부가 낳은 아이는 편부나 조부 슬하에 남게 되는 생이별을 감수해야 한다.

이 신문은 현지 주민의 말을 인용해 “엄마 없이 자라는 아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탈북자 문제는 동북아의 정치·인도주의 문제임과 동시에 가족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에는 많은 북한 전문가가 있지만 탈북자 문제를 다루는 학자는 손에 꼽힌다고 했다.

김강일(金强一) 연변대 교수는 “중국이 탈북자에게 난민 지위를 주면 북-중 접경지역에 혼란이 발생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사회의 영향력과 인도주의적 관점에서 좀더 나은 접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의 이번 기사는 중국의 탈북자 처리 방식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거나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탈북자의 비극#탈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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