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톡톡]‘터치’ 투표하다… 오바마 유머 작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0월 23일 03시 00분


“내 여친 터치하지 마세요” 농담에… “정말 질투하겠군” 볼키스로 응수

중간선거 사전투표를 하러 갔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 남자 유권자로부터 뜻밖의 연적(戀敵) 취급을 받았지만 특유의 유머로 되받아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오전 일찍 자택이 있는 일리노이 주 시카고 시의 한 투표소에 갔다. 바로 옆 전자투표기에서는 여성 유권자인 아이아 쿠퍼 씨가 투표하고 있었다.

그때 쿠퍼 씨의 약혼남인 마이크 존스 씨가 터치 방식 투표를 하던 대통령 앞을 지나며 “대통령님, 내 여자친구는 손대지 마세요(Don't touch my girlfriend)”라고 경고(?)를 날렸다. 대통령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쿠퍼 씨와 이런 대화를 나눴다.

“나는 정말로 그럴(손댈) 생각이 없는데….”(오바마)

“죄송합니다. 남자친구를 용서해 주세요.” 대통령 옆에서 투표하느라 잔뜩 긴장했던 쿠퍼 씨가 대신 사과했다.

“사람을 당황하게 하는 친구가 있기 마련이지, 아무 이유 없이.”(오바마)

“맞아요, 남자친구가 좀 똑똑한 얘길 하길 바랐어요.” 긴장이 녹아내린 쿠퍼 씨가 웃음을 터뜨렸다.

“나중에 친구들과 가족에게 이렇게 얘기해. ‘마이크 때문에 창피해 죽겠어.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대통령이 괜찮아했어’, 이렇게 말이야.”(오바마)

대통령은 투표를 마친 뒤 쿠퍼 씨를 살짝 안으며 볼에 가볍게 키스하고는 “이젠 (남자친구가) 정말 질투하겠군”이라고 말했다. 쿠퍼 씨는 존스 씨와 21일 CNN에 나와 “미셸 여사가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정말 볼에만 키스했다”라고 정색하며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오바마#볼키스#중간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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