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마약 근절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76억 달러(약 8조 원)를 쏟아 부었는데도 지난해 아프간의 양귀비 재배 면적이 사상 최대로 커지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탈레반의 주요 수입원인 마약 거래가 늘어나면서 아프간에서 탈레반이 다시 세력을 확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CNN은 22일 미국 정부 기관인 아프간 재건 특별감사관실(SIGAR)이 이 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에게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아프간이 전 세계 아편 공급의 80%를 차지한다”며 “양귀비를 통한 수입은
2013년 30억 달러로 2012년에 비해 10억 달러 늘어났다”고 밝혔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
자료에서도 지난해 아프간의 양귀비 재배 면적은 20만9000ha로 2012년의 15만4000ha보다 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대 규모였던 2007년의 19만3000ha보다도 더 넓다.
존 솝코 특별감사관은 “아프간에서
마약 거래는 탈레반에 중요한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며 “지난 수년간의 성과를 무색하게 하는 현 상황은 마약 근절
프로그램의 장기적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잠재적으로 미국의 목표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에 대해 “국제적 마약 거래에 의존하고 있는 아프간을 변화시키기 위한 값비싼 노력의 실패는 17일까지 미군 2349명이 목숨을 바친 전쟁의 유산 중 하나”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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