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하루에 우유를 세 잔(680㎖) 이상 마시면 오히려 뼈가 약해지고 사망률도 높아질 수 있다는 기존의 통념을 뒤집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의학 저널'에 실린 스웨덴 웁살라 대학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매일 우유를 세 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하루 한 잔 이하로 마시는 여성보다 20년 내 숨질 확률이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의학전문지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이날 보도했다.
연구진은 성인 여성(39세~74세) 6만 1433명, 성인 남성(45세~79세) 4만 5339명을 각각 20년과 11년간 추적 관찰했다.
그 사이 여성 1만 5441명이 숨졌다. 1만 7252명이 골절상을 당했는데, 그중 4259명이 골반 골절이었다.
연구진은 하루 세 잔 이상 우유를 마시는 여성과 한잔 이하의 우유를 마시는 여성을 비교한 결과, 전자의 사망률이 후자의 1.93배에 달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골절상, 특히 골반골절상을 입은 비율도 세 잔 이상 마신 여성이 높았다.
남성은 11년 간 1만 112명이 숨졌고 5066명이 골절상을 경험했는데, 그중 1116명이 골반골절이었다. 남성 또한 우유 섭취량이 많을수록 사망률이 높았다.
연구진은 "골절 예방을 위해 우유를 많이 마시라는 권고가 옳은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연구 결과"라고 지적했다. 미국 농무부 등은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심장질환, 당뇨병 위험 등을 낮추기 위해 우유를 하루 세 잔 정도 마실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칼 미카엘슨 교수는 "우유에 함유된 갈락토오스가 오히려 산화스트레스와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산화스트레스는 인체에 유해한 활성산소 양이 지나치게 증가하는 것으로 세포 노화를 일으키고 면역체계를 약화시킨다.
연구진은 다만 이번 연구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게 아니라 단지 관련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수준'이라며 '권장 우유 섭취량' 등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조사대상자의 의료기록과 식습관에 관해 문답형식으로 조사했지만, 흡연이나 음주여부, 체중 등의 요소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고 당장 우유 마시기를 주저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뉴욕시립대 보건대학 메리 스쿨링 교수는 "현 시점에선 (이번 연구결과가 옳다고) 단언할 수 없다"며 "유전적으로 우유를 쉽게 소화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구분해, 각각 우유섭취가 심장질환이나 골절,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 등 세세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선 스웨덴에서 생산하는 우유에 비타민A가 첨가돼 있어 이번 조사 결과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메디컬 뉴스 투데이는 최근 매일 우유 한 잔을 마시는 여성은 무릎 관절염을 늦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진은 매일 마시는 우유가 아직은 치료법이 없는 이 퇴행성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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