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패배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덩달아 체면을 구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이 2016년 대선 출마 선언 시점을 놓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케이 헤이건(노스캐롤라이나 주) 등 클린턴 전 장관이 지원한 주요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 정치적으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공화당은 벌써부터 ‘힐러리 공격’에 나섰다.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인 랜드 폴 상원의원은 5일 낙선한 민주당 후보들이 클린턴 전 장관과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려놓고 ‘힐러리의 낙오자들(losers)’이라고 조롱했다. 폴 의원은 “미국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클린턴 전 장관의 정책과 그 후보들을 거부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화당의 기대와 달리 클린턴 전 장관의 정치적 타격은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워낙 완패를 당한 상황에서 당을 추스르고 차기 대선 분위기를 띄울 사람 역시 클린턴 전 장관 외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선거 분석가는 CNN 인터뷰에서 “지금은 민주당 모두 충격을 받았지만 당을 이끌 ‘구세주’가 필요하고 결국 클린턴 전 장관밖에 없다는 여론이 내부적으로 조만간 다시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그동안 클린턴 대선 캠프 합류를 저울질했던 민주당 인사들의 움직임도 하나둘씩 감지되고 있다. 존 포데스타 백악관 선임고문은 내년 초 오바마 대통령이 2015년 연두교서를 발표하는 대로 백악관을 떠나 클린턴 전 장관 측에 합류할 예정이라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 출마 결심을 밝힐 시점도 이즈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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