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언론들 ‘검소한 시진핑’ 부각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7일 03시 00분


“펑여사와 결혼때 컵이 4개뿐” 인간적 면모-탁월한 리더십 강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5세이던 1988년 봄 푸젠 성 샤먼 시 부시장으로 있으면서 농기구를 들고 농부들과 함께 밭일을 하러 가고 있다. 사진 출처 중국청년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5세이던 1988년 봄 푸젠 성 샤먼 시 부시장으로 있으면서 농기구를 들고 농부들과 함께 밭일을 하러 가고 있다. 사진 출처 중국청년보
중국 언론들이 ‘시진핑(習近平) 영웅 만들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전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때는 주로 그의 발언과 정책을 소개했다면 시 주석 시기에는 인간적 면모와 탁월한 리더십을 부각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양상이다.

푸젠(福建) 성 기관지인 푸젠일보는 시 주석이 1일부터 이틀간 현지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최근 3일 연속 1면 전체를 할애해 시 주석 관련 기사를 실었다. 시 주석이 17년간 푸젠 성에서 근무하며 ‘쩌우지청(走基層·기층 민중 속으로 들어가다)’을 실천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5일에는 공산주의청년단 기관지인 중국청년보가 허베이(河北)일보 등 그동안 시 주석 관련 일화를 게재한 다른 매체들까지 모두 묶어 10개의 스토리로 편집해 소개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시 주석은 푸젠 성 샤먼(廈門) 시 부시장(1985∼1988년)으로 있던 1987년 유명 가수였던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결혼했을 때 호텔에서 식탁 하나만 빌려 피로연을 열었다. 연회가 끝나고 지인 두 명과 함께 시 주석의 집에 가 음료수를 마시려고 보니 컵이 고작 4개밖에 없었다. 그나마 2개는 이를 닦을 때 쓰던 컵이었다. 펑 여사가 부랴부랴 화장실에서 컵을 꺼내 씻어서 내놓았고 거리로 나가 사탕 부스러기를 사서 대접했다.

시 주석은 푸젠 성 닝더(寧德) 시 당 서기(1988∼1990년)로 부임했을 때는 다른 간부들과 달리 전임자가 쓰던 차량과 기사를 그대로 물려받아 썼다. 그는 취임 이후 관용차 구매·유지비, 해외출장비, 공무접대비 등 3공경비 감축을 지시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중국 언론#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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