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퍼 국장, 北과 협상한 적 없어… 美, 北인권결의안 찬성 입장 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3일 03시 00분


訪韓 로버트 킹 美국무부 특사

북한이 억류했던 미국인 2명이 8일 석방됐지만 미국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을 방문 중인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사진)는 12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인 석방은 환영할 일이지만 방북했던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장(DNI)은 북한과 협상한 것이 아니다”라며 “북한 핵 문제와 인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종전과 같다”고 말했다.

미국은 유엔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서도 지지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킹 특사는 북한 인권 책임자의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등을 권고한 결의안 초안에 대해 “잘 만들어진 초안이며 미국은 이에 대해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은 18일경(현지 시간) 인권 담당 제3위원회에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총회 본회의 의결 시기는 다음 달 중순이 유력하다. 주유엔 한국대표부의 고위 당국자는 11일 뉴욕특파원단과 만나 이같이 밝히고 “‘ICC 회부’란 강한 표현이 처음 명시된 인권결의안이어서 (반대하는 국가가 있을 수 있어) 찬성 국가가 예전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인권결의안은 마지막 표결이 이뤄진 2011년 3위원회에서 ‘찬성 112, 반대 16, 기권 55’로, 본회의에선 ‘찬성 123, 반대 16, 기권 51’로 채택됐다. 2012, 2013년에는 표결 없이 컨센서스(합의)로 가결됐다.

한국 미국 일본 유럽 인권단체 43개가 모인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는 “2011년의 찬성 123표를 넘어서자”며 적극적인 홍보 및 설득 활동을 벌이고 있다. 유엔 관계자는 “아프리카 독재국가들은 북한을 향한 ‘ICC 칼날’이 언제 자신들을 향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다. 이들이 ICC 표현을 삭제하거나 완화하는 수정안을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킹 특사는 최근 북한이 탈북자 신동혁 씨가 수용소 출신이 아닌 ‘가짜’라는 동영상을 인터넷에 게재하는 등 일련의 선전 공세를 펼치는 것에 대해 “개의치 않는다. 미국은 북한에 인권 상황 개선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킹 특사는 13일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나고 통일연구원이 주최하는 ‘제4차 샤이오 인권포럼’에 참석한 뒤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 뉴욕=부형권 특파원
#북한#미국#클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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